"적정 포옹시간 있다?"...껴안은 후 몇초 후 떨어져야 할까?

전문가들 "5초~10초가 최적" 추천...셀프 포옹도 효과 있어

적절한 포옹시간은 얼마일까? 지금까지 연구결과 5초~10초가량이 최적의 시간대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할 때 포옹을 하는 것이 위로가 된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적절한 포옹시간은 얼마일까? 지금까지 연구결과 5초~10초가량이 최적의 시간대라고 영국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질랜드 남섬의 더니든 국제공항은 교통 체증을 막기 위해 공항 하차 구역에서 포옹 시간을 3분 안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더 길고 긴 작별 인사를 원하는 승객은 대신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안내받는다. 반면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은 작별 포옹시간을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다. 출발 구역의 새로운 표지판에는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과 함께 "최대한의 포옹 시간. 출발 시 따뜻한 작별 인사 격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포옹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인간만이 포옹과 같은 행동을 하는 생물은 아니다. 원숭이와 유인원들이 서로의 털을 골라주는데 인간의 포옹은 그 연장선상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평온과 편안함을 부르는 포옹...감기 위험도 낮춘다?

'소셜 브레인(Social Brain)'이란 책을 쓴 영국 옥스퍼드대 로빈 던바 교수(진화심리학)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사회적 유대감의 기본적 방법은 신체적 접촉"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부 표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은 매우 특정한 자극, 즉 초당 3㎝의 속도로 가볍고 느린 쓰다듬기(털을 쓸어내는 손 움직임의 속도)에 반응하는 피부의 고도로 특수화된 신경 시스템을 촉발하는 것"이라며 "이는 뇌의 엔도르핀 시스템을 촉발하여 평온하고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엔도르핀의 분비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포옹의 이점은 건강과 웰빙의 영역까지 확대된다.

'우리가 서로 접촉할 때(When We Touch)'의 저자인 영국 브리스톨대 마이클 배니시 교수(사회신경과학)는 "많은 사람들이 포옹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포옹의 다른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포옹은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은 사람들이 포옹을 경험하는 빈도와 감기 퇴치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 14일 동안 정기적 포옹을 받은 사람은 감염될 가능성과 중증을 겪을 위험이 낮았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기 전에 파트너를 포옹한 여성은 포옹을 받지 않은 여성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를 측정한 결과 생물학적 스트레스 반응이 더 낮은 것으로 타났다.

배니시 교수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에서 포옹이 사람들의 불안이나 스트레스 수준을 관리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이러한 효과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은 몇 분 안에 분비될 수 있기 때문에 3분이라는 시간제한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 접촉(touch)과 포옹은 원할 때 적절하게 주어져야 하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포옹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면 같은 수준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며 "포옹에 시간제한을 두는 것은 사람들이 포옹에 대해 약간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약간의 위험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인, 가족, 친구와의 포옹은 심리적 안정 등 여러 건강상 이점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10초가 최적"...셀프 포옹도 진정 효과가 있어

가장 일반적인 포옹 유형은 심리학자들이 포옹자의 팔을 서로 어깨에 걸고 허리를 숙이는 ‘십자형 포옹(crisscross hug)’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기간도 중요하다. 배니시 교수 연구진은 포옹의 지속기간이 1초, 5초, 10초일 때를 비교한 결과 1초 포옹이 가장 유쾌하지 않은 것으로 일관되게 평가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배니시 교수는 "너무 짧으면 정서적 친밀감 등의 측면에서 이점이 떨어지고 너무 길면 똑같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며 “5초~10초가 최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십자형 포옹 외에도 다양한 포옹이 있다. 에워싸는 포옹(engulfing hug)은 상대방을 뒤에서 끌어당기며 하는 것이고 곰 포옹(bear hug)은 무작위로 붙잡고 꽉 쥐는 것에 가깝다. 배니시 교수는 "곰 포옹은 종종 가족 상봉이나 어떤 종류의 업적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축하의 의미가 강하고 에워싸는 포옹은 상대를 지지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고 더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포옹도 있다. 옆으로 반쯤 껴안고 어깨를 살짝 누르는 제스처다. 냉소적인 사람들은 상대방의 땀을 피하기 위해서라고도 볼 수 있지만 스포츠시합에서 이런 신체 제스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배니시 교수는 "팀원 간 포옹뿐만 아니라 주먹 부딪히기나 하이파이브 같은 긍정적인 스킨십을 시즌 초반 더 자주하는 팀이 더 많은 게임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한 긍정적 접촉과 팀 응집력에는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던바 교수는 포옹을 관계의 본질을 확립하기 위한 첫 시도라 여기고 주판안을 튕기기 보다는 본능을 따라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상대방에 비해 과잉 포옹을 하거나 과소 포옹을 하는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머리 대신 몸에 맡겨두라는 것이 제 조언"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건 전에 포옹을 받는 것이 정서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안아줄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도 심장이나 배 위에 손을 얹거나 팔 윗부분의 피부를 쓰다듬는 자기 포옹(Self-hug)이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독일 괴테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자기 진정의 제스처와 타인이 해주는 포옹을 비교한 결과 두가지 모두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티솔을 적게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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