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다면...그나마 ‘간’ 덜 나빠지는 ‘이런 술 3종’?

간(肝)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3종 술, 레드와인 라이트맥주 증류주...증류주엔 보드카·진·럼·데킬라 포함돼

건강을 위해선 술도 아예 입에 대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어차피 좀 마신다면 레드와인 등 3종이 간에 덜 해롭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1월 술에 대한 성명을 내고 “안전한 수준의 알코올 섭취(음주)는 없다”고 선언했다. WHO 유럽 지역사무소 카리나 페레이라-보르게스 박사(알코올·불법약물에 대한 유럽지역 고문)는 “이른바 ‘안전한 음주량’에 대해선 이야기할 수 없다. 음주자의 건강 위험은 알코올 음료를 처음 한 방울 마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는 덜 중요하지 않다. 한 방울이라도 더 많이 마실수록 건강에 더 해롭다.

미국 유명 잡지 ‘리더드 다이제스트’가 운영하는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에 따르면 실제로 ‘건강에 좋은’ 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술을 잘 골라 소량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신체에 최소한의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많은 간 전문의들은 와인 중에선 레드와인, 맥주 중에선 라이트맥주(Lite beer), 독주(양주) 중에선 순수 증류주가 비교적 간을 덜 손상시킨다고 말한다. 증류주에는 보드카, 진, 럼, 데킬라 등이 포함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조사 결과(2012년)를 보면 18세 이상의 미국인 2억1320만 명이 일생 중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성인의 84%에 해당한다. 평소 “술도 담배에 못지않게 해롭다”고 말하면서도, 술과 음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썩 많지 않다. 술은 모임의 분위기와 대화를 부드럽게 하고, 잠시나마 가벼운 기분을 돋우는 효능을 발휘한다. 이 때문에 각종 축하 행사나 사교 모임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술 끊는 게 최선”…굳이 마신다면 레드와인, 라이트맥주, 보드카··럼·데킬라 등 순수 증류주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 오마르 무사 박사(위장병·간 전문의)는 “알코올은 그 형태에 관계없이 모두 알코올”이라고 말했다. 와인 약 142g(5온스), 맥주 약 425g(12온스), 독주(양주) 약 43g(1.5온스) 등 모든 표준 음료에는 같은 양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 무사 박사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진정으로 ‘건강에 좋은’ 알코올은 없지만 와인, 맥주, 칵테일 등 특정 유형의 알코올을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 위험을 줄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와인에는 항산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에 좋은 알코올 음료로 간주된다. 레드와인을 적당히 섭취하면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이 심장 혈관을 보호해, 심장병 위험을 낮춰준다. 그러나 미국 러시대 의대 낸시 로 박사(간 전문의)는 “레드와인을 선택할 땐 신중하고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종류의 알코올은 간과 관련된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드와인의 항산화 성분은 간이 튼튼한 사람의 건강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로 박사는 “레드와인도 적당히 마시는 게 매우 중요하다. 안전한 알코올 섭취를 위해 CDC의 권장량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CDC는 하루에 남성은 술 2잔, 여성은 술 1잔으로 제한하고 있다. 레드와인은 ‘드라이’한 품종을 선택하는 게 좋다. '드라이'는 단맛이 덜하다는 뜻이다. 이런 품종엔 당분과 열량(칼로리)이 적다. 혈당, 수면 건강, 피부 등에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줄리아 줌파노 박사(공인영양사, 소화기병연구소)는 “드라이한 화이트와인은 열량과 탄수화물 함량은 낮지만, 레드와인만큼 레스베라트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술도, 과음하면 건강 크게 해치는 발암물질·독소…자신의 ‘주량’ 지켜야

맥주 가운데는 라이트맥주가 상대적으로 건강에 더 좋다. 열량 섭취에 조심하면서 맥주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오하이오주 가정의학아카데미 회원인 마이크 세비야 박사(가정의학과)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더 좋은 맥주는 열량과 알코올 함량이 낮은 라이트맥주다. 이 술의 알코올 함량은 약 4~5%(알코올 부피 기준)인 게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열량이 낮아도 여러 번 마시면 열량 측면의 이점이 상쇄된다. 이는 인지력, 판단력, 수면 건강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책임감 있게 맥주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

열량과 탄수화물에 신경을 쓰는 사람에겐 보드카, 진, 럼, 데킬라 등 투명한 증류주가 더 낫다. 순수한 형태의 증류주에는 탄수화물이 거의 포함돼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다른 유형의 알코올 음료보다 열량이 더 낮다. 따라서 열량을 과잉 섭취하지 않고 술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레드와인, 라이트맥주, 증류주 외에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는 ‘하드 콤부차’도 마찬가지다. 여기엔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하다.

간 전문의들은 “궁극적으로 알코올에 대한 가장 건강한 접근 방식은 절제나 금주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WHO의 권장 사항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알코올 음료의 일부 장점은 과음의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가끔 술을 소량 즐기면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면, 항상 음주량에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주량을 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필요하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 개인별 맞춤 조언을 받는 것도 좋다. 음주량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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