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먹으면 파킨슨병 위험 낮아진다?

파킨슨병 위험, 페니실린 항생제 복용하면 ↓ 항진균제 복용하면 ↑

페니실린 항생제를 처방받은 사람들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다소 낮은 반면 항진균제를 반복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내 미생물과 파킨슨병 발병위험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항생제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원(Parkinsonism & Related Disorders)》에 발표된 미국 럿거스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페니실린 항생제를 처방받은 사람들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다소 낮은 반면 항진균제를 반복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페니실린의 보호를 받지만 항진균제에 취약한 장내 미생물과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인간의 소화관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파킨슨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늘고 있다. 일부 연구자는 장내 박테리아에 의해 촉진되는 염증이 파킨슨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부 연구자는 특정 박테리아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독소를 방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를 이끈 럿거스대 로버트우드존슨의대의 기안 팔 교수(신경학)는 “질병은 장에서 시작되고 장의 염증이 장의 누출을 증가시켜 독소나 염증이 미주 신경을 통해 뇌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영국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1만2500건 이상의 의료 기록과 파킨슨병이 없는 8만 명 이상의 의료기록을 대조했다. 5년 이내에 페니실린을 5회 이상 투여받은 사람은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파킨슨병 위험이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년 이내에 항진균제를 2회 이상 복용한 사람들은 파킨슨병 위험이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 교수는 이러한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개인의 의학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매우 경미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항진균제 사용 시기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의 중요성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파킨슨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말해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며칠 동안만 복용하는 약물이 파킨슨병 위험을 바꾼다는 사실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연루되었다는 더 강력한 증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팔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특정 곰팡이나 박테리아와 파킨슨병 위험의 연관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잘 연구되지 않은 장내 항진균 성분이 무엇인지를 더 잘 이해하고 이것이 파킨슨병 환자와 비파킨슨병 환자를 구별하는 데 유용한지 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35380202401093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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