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의료인력 ‘절벽’…“정부, 실질적 보상 제시해야”
소아청소년과학회, 24~25일 추계학술대회 개최
“소아청소년과에 몸을 담으려는 의료진이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보건당국은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수가 문제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24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소청과 의료 인력 감소 문제는 의정 갈등 이전부터 위태로운 상황이었고, 의대 정원과 관련된 문제가 합의가 된다고 해서 소청과 인원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없다”며 “올해 소청과 전공의 지원자가 겨우 30%대를 넘겨서 65명 정도까지 회복했는데, 이것조차 소멸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희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필수의료과로 불리는 소아청소년과의 전공의 확보율은 급락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2018년까지 전공의 정원을 100% 확보했지만 2019년 92.4%로 하락하기 시작해, 2020년 71%, 2021년 36.8%, 2022년 27.5%, 지난해에는 25.5%까지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 확보율도 30.9%에 그쳤다.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분쟁 부담 등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기형 소아청소년과학회 회장은 “중증질환을 대하면서 생기는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인 문제와 필수 의료를 유지하기 위한 수가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며 “이에 대한 조치가 빨리 취해지지 않으면 소아청소년과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소아 의료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전임의에 대해 월 100만원씩 수련보조수당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으로 소청과 전공의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에서 전공의, 전임의를 뽑으면 지원해주겠다고 하는데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다. 올해까지는 전문의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확 줄어들 예정”이라며 “사직 전공의도 얼마나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전문의를 딴다는 보장도 없다. 올해가 지나고 나면 지원자를 생산해낼 텃밭이 말라버리는 상황인만큼 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