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쇠냄새 나면? 비린내 나면?"...맡아보면 안다, 무슨 이상있는지

금속성 냄새는 잇몸병, 과일 냄새는 당뇨병, 곰팡이 냄새는 간 이상, 비린내는 콩팥 이상…입냄새 원인도 다양

입냄새가 나면 주변 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폐를 끼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어떤 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입냄새가 모두 똑 같은 게 아니다. 원인도 다르고, 냄새 자체가 다를 수도 있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에 따르면 입냄새(구취)를 일으키는 원인은 코골이, 잇몸병, 위산역류, 당뇨병, 위궤양 및 위암, 호흡기병, 특정 약물, 편도결석, 탈수, 세균감염, 간기능장애, 신부전 등 매우 다양하다. 입냄새가 심하게 나면 각종 증상과 질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질병에 따라 나는 독특한 냄새에 주의할 필요도 있다.

입에서 금속성 냄새, 즉 쇠냄새가 나면 잇몸병(치주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잇몸에 세균(박테리아)이 자라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는 염증과 감염으로 이어진다. 담배를 피우거나 자주 칫솔질을 하지 않거나 치실을 자주 쓰지 않으면 치주염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입에서 과일 냄새가 나면 당뇨병 적신호로 볼 수 있다. 과일향 입냄새는 몸이 당(포도당) 대신 지방을 연료로 쓰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인슐린 호르몬이 매우 부족할 수 있으니 당화혈색소를 점검해보는 게 좋다.

입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면, 간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간기능 장애, 간부전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참 진행된 간질환으로 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적신호일 수 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색소인 빌리루빈이 몸안에 쌓여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등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입에서 비린내가 나면 콩팥(신장)이 찌꺼기(노폐물)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린내는 특히 말기 신장병인 신부전 환자에게서 매우 심하고 흔히 나타난다. 혈액을 걸러주는 기계(투석기)나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역겨운 입냄새를 많이 일으키는 원인으로 위산역류를 꼽을 수 있다. 위산이 목과 위를 연결하는 관인 식도로 넘어오는 증상이다. 입에서 신맛이 나고 음식물이나 액체가 입안으로 넘어올 수 있다. 위산은 목과 입을 손상시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위산 때문에 냄새가 더 심해진다. 코골이도 입냄새를 일으킨다. 코를 골거나 입을 벌리고 자면 입안이 바짝 마른다. 입냄새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된다. 옆으로 누워 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똑바로 누워 자면 목구멍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의 징후일 수도 있다. 치아에 음식물이 끼면 세균이 잘 자란다. 자기 전에 칫솔과 치실을 써야 한다.

위산역류 탈수 위궤양 부비동감염 편도결석 등 원인 다양...심하면 진료 바람직    

위궤양·위암과 관련된 특정 세균(헬리코박터 파일로리)도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메스꺼움, 속쓰림, 복통, 소화불량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호흡기가 감염되면 코와 입을 통해 세균으로 가득 찬 점액이 배출된다. 감기, 기침, 부비동 감염은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감기가 나으면 증상이 싹 사라진다. 항생제로 세균을 죽여 증상을 없앨 수도 있다. 일부 약은 입안을 건조하고 입냄새를 일으킨다. 심장병 치료약(질산염 제제), 항암제, 수면보조제 등은 몸안에서 분해될 때 입 냄새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건강기능식품인 비타민 제제를 과잉 섭취해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편도결석은 목구멍 뒤쪽에 있는 작은 기관이다. 세균과 싸우는 역할을 한다. 편도에 음식물이 걸리면 주변에 칼슘이 쌓여 편도결석이 생길 수 있다. 편도결석 탓에 목이 자극을 받고 세균이 증식해 입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 칫솔이나 면봉으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혀를 잘 닦고 식사 후 물로 양치질을 하면 좋다. 몸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인 탈수도 입냄새를 일으킨다. 입안에 세균을 제거하는 침이 충분히 고이지 않으면 냄새가 날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 경피증 등 침샘에 영향을 미치는 병도 구강 건조와 구취를 일으킬 수 있다. 입 안에 상처가 생기면 냄새를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잇몸 수술을 받거나 치과에서 치아를 뽑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증상이 저절로 사라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항생제로 치료받아야 한다. 해당 부위를 깨끗이 유지하고 하루에 두어 번 소금물로 헹구면 좋다. 입냄새가 너무 심하게 자주 나면 의사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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