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냐 수술이냐' 고도비만환자의 선택은?

“3단계 이상 비만대사수술...2단계는 약물치료 우선해야”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늘어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국내에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늘어났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비만대사수술을 권고해 왔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수술과 비급여인 위고비의 처방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환자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그렇다면 고도비만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와 위고비가 가세한 약물적 치료 중에 어떤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까?

위고비는 혈당과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며 식욕을 억제한다. 주사제를 주 1회 복부, 허벅지 등 피하 지방조직에 놓으면 된다. 68주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위고비를 비만 환자에 주 1회 투여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고비를 누구나 다 맞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 처방과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의 성인 비만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났다.

편집: 코메디닷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는 처방받을 수 있다. 설혹 체질량지수가 27kg/㎡ 이상 30kg/㎡ 미만이더라도 고혈압, 당뇨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 등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는 의사로부터 처방받을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 23~24.9㎏/㎡를 비만 전단계, 25~29.9㎏/㎡를 1단계 비만, 체질량지수 30~34.9㎏/㎡를 2단계 비만, 체질량지수 35㎏/㎡ 이상을 3단계 비만으로 정의한다. 2단계 비만 즉 30kg/㎡ 이상의 비만 환자는 현재 고도비만 환자로 분류한다.

주목할 점은 비만대사수술의 국민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위고비 허가 기준과 동일하다는 부분이다.

현재 비만대사수술은 체질량 지수와 동반 질환에 따라 급여가 적용된다. 고도비만이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체질량지수 27.5kg/㎡ 이상이면서 기존 내과적 치료 및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치료 목적 수술 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위의 부피를 줄이거나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을 바꿔 체내 호르몬 변화를 유발하는 수술이다. 늘어난 위를 절제해 적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술 후 약 6개월~1년간 평균적으로 15~30kg 이상의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수술과 위고비 사용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환자에 따라 필요한 치료 방법이 다르다는 것.

한 국내 대학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미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3단계 비만 이상의 환자들은 치료에서 비만대사수술을, 3단계보다 아래 단계인 2단계 환자들은 약물치료를 우선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며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위고비를 사용했을 때 체중감량 효과가 1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본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물은 끊었을 때 다시 체중이 늘어나지만, 수술 후 잘 관리하면 계속해서 유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수술적 치료와 약물 치료의 차이점”이라며 “수술이 보험이 되고 위고비는 보험이 안 된다는 측면에서도 주사를 맞는 것보다 수술하는 것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위고비 처방에 대해 긍정적 의견도 있다.

허양임 차의과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중 감량 측면에서 보자면 위고비가 수술만큼 체중이 많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위고비를 1년 6개월 정도 썼을 때 15% 정도 체중이 감량되는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술만큼 효과가 좋은 약제가 나왔고 3단계 이상 비만, 즉 비만치료를 받아야 예후가 좋은 환자들에서는 약물도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 따라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체중을 감량하고 수술해야 하는 사례도 있다. 환자 사례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 선택해야 한다”며 “새로운 약물이 개발될 때마다 나한테 맞는 치료법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기에 환자들은 진료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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