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 낮추려면…‘이 때’가 중요”

미국심장협회 “갱년기, 심장병 위험 크게 높아지는 시기” 경고…女 3명 중 1명 심혈관병 사망

여성의 노후 건강은 갱년기 영향을 많이 받게 마련이다. 이 때 운동을 열심히 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필요한 의학적 도움을 받으면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유방암보다 심혈관병으로 숨지는 여성이 훨씬 더 많다. 여기에는 폐경 전후의 갱년기가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경우 39명 중 1명은 매년 유방암으로 숨지고, 3명 중 1명은 심장마비·뇌졸중 등 심혈관병으로 숨진다. 약 1분에 한 명씩 심혈관병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여성의 심혈관병에는 폐경이 되는 과정의 여러 단계가 나쁜 영향을 미친다. 불규칙한 생리주기(생리불순), 난소 기능의 저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의 감소 등 갱년기 증상이 심혈관병 위험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미국 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얼럿(Eurekalert)’에 의하면 미국심장협회는 국제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발표한 성명에서 “폐경 전후로 이어지는 갱년기(폐경 전환기)는 심장병 위험이 부쩍 높아지는 중대한 시기”라고 경고했다. 미국 심장전문의 가리마 샤르마 박사(이노바 헬스시스템 이사)는 “여성은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심혈관 건강과 관련된 독특한 위험에 맞딱뜨린다. 특히 갱년기엔 심장병, 뇌졸중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40~50대 여성에게 폐경은 자연스러운 인생의 한 단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젊은 나이에도 호르몬과 생리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폐경의 다양한 단계에서 심혈관병과 각종 건강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후 여성 4명 중 1명은 일생 동안 심방세동(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겪을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면증이 주요 원인이다. 비만은 55세 이상에 늦은 폐경을 경험한 여성의 심부전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전에 일찍 폐경을 맞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평생 동안 관상동맥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40% 더 높다. 조기 폐경 여성은 50세 전후에 폐경을 맞은 여성에 비해 훗날 치매에 걸릴 위험이 3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병 위험을 29%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폐경 자체가 심혈관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폐경 전환기 동안 여성은 심혈관 건강에 나쁜 각종 변화를 많이 겪는다. 에스트로겐 수치 감소, 안면홍조와 식은땀, 우울증, 수면문제, 장기 주변의 체지방 증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혈관의 경직과 약화 등 변화가 나타난다. 샤르마 박사는 “여성의 평균 수명이 늘었고, 상당수 여성은 폐경 후 인생의 최대 40%를 보내고 있다. 갱년기엔 건강과 생활습관을 모니터링하고 심장을 보호하는 데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갱년기 여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건강의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갱년기 여성은 의학적 관리, 영양 관리, 운동 관리 등 3대 관리에 특히 힘써야 한다. 필요하면 호르몬 요법과 약물 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갱년기가 되면 기초대사량이 뚝 떨어져 체중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50대 이상 여성은 영양 권장량(1800kcal)에 맞춘 균형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카페인·알코올·탄산음료를 가급적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비타민·미네랄을 충분히(권장량의 1.5배 정도) 섭취하고, 저녁식사를 많이 하지 않는 게 좋다. 우유·치즈·시금치· 콩 등 고칼슘 식품을 하루 두 가지 이상 섭취하고 비타민C, 비타민E 등 항산화 식품(올리브오일, 브로콜리, 아보카도, 케일 등)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하루 먹는 총량 중 4분의 1~5분의 1 정도로 조절하고, 섬유소(채소, 과일)를 하루 20~30g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유지, 심폐기능 향상, 갱년기 증상(골다공증, 심장질환 등)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근기능 강화, 골밀도의 유지 및 향상을 위해 달리기, 줄넘기 등의 체중부하 운동과 장비를 이용한 근력 운동에 힘써야 한다. 심폐기능을 높이는 데는 걷기, 수영, 댄스스포츠, 에어로빅 등 유산소성 운동이 좋다. 관절을 움직이는 범위(가동범위)를 유지하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선 요가, 필라테스 등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케겔운동은 요실금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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