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편입 2년반 거꾸로 간 부광약품, 3분기엔 반전?

지난해부터 분기 영업손실 지속...R&D 파이프라인도 위축

[사진=부광약품]
OCI가 부광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사업 시너지는커녕 부광약품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오는 22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3분기 경영실적과 R&D(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주들은 “파이프라인을 전부 중단했는데 발표할 게 있냐”, “적자 지속 99%”라며 기대조차 내려놓은 분위기다.

OCI그룹은 2022년 2월 부광약품 지분 약 11%를 취득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OCI그룹은 제약·바이오 분야의 기술 역량 강화와 사업 본격화를 위해 부광약품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OCI의 글로벌 사업 및 현금 창출 역량과 부광약품의 R&D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2년 반 이상 지난 현재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부광약품의 실적은 오히려 2022년 이후 고꾸라졌다. 2021년 말 1824억원이었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1909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더니 지난해 1259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2022년 적자전환해 2억원 손실을 냈고, 지난해 375억원까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OCI가 내세웠던 글로벌 역량도 발휘되지 못했다. 부광약품의 수출액은 2022년 약 2억원에서 지난해 1억5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출액은 전무하다.

재무 안정성도 오히려 악화했다. 기업이 외부 자금을 얼마나 차입해 쓰는 지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2022년까지 40%대였다가 지난해 83%로 크게 상승했다.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은 2021년 594%, 2022년 490%에서 지난해 260%로 줄었다.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유동비율은 높을수록 재무적 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파이프라인도 무너졌다. 2022년 2월 당시 부광약품 파이프라인에는 조현병 치료제 ‘루라시돈’과 당뇨병치료제 ‘MLR-1023’, 파킨슨 이상운동증치료제 ‘JM-010’, 전립선암 치료제 ‘SOL-804’가 있었다. 그러나 이중 2개는 실패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부광약품은 MLR-1023의 아시아 판권과 제조 특허를 파트너사인 멜리어에 반환했다. 2013년 멜리어와 계약 이후 임상을 진행해 왔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대를 받았던 파킨슨병 치료제 ‘JM-010’도 지난 5월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했다. 후기 임상 2상에서 위약군과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부광약품에 남은 파이프라인은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한 전립선암 치료제 ‘SOL-804’와 유럽 임상1상을 진행 중인 파킨슨병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는 치매치료제, 비임상 단계에 있는 고형암 치료제 뿐이다. 모두 임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조현병 치료제인 루라시돈이 지난해 11월 허가를 받고, 최근 ‘라투다정’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돼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실적이 저조했으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3분기 실적은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22일 열리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해외 자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 업데이트 사항과 전략 방향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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