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노원을지병원 "급여 지급 늦추겠다"
노원을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을 일주일 넘게 이어가는 가운데 이 병원은 직원들에게 급여 지급을 늦춘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갈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학병원들이 직원 무급휴가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선 사례는 흔하지만 급여가 지연된 일은 드물다.
유탁근 노원을지병원장은 17일 원내 게시판을 통해 “최근 진행 중인 파업으로 병원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의정 갈등으로 야기된 어려운 병원 경영 환경 속에서 10일부터 이어지는 파업으로 진료에 차질이 생기고, 병원 매출이 급감해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병원장은 “이와 같은 매출 감소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번 달 급여 지급의 어려움이 있어 전 직원의 급여를 정해진 일자에 지급할 수 없다”며 “부득이하게 이달 25일에 지급 예정이던 진료부 급여 지급이 다음 달 5일에, 31일 지급 예정이던 간호직은 다음 달 11일에, 의료기사 및 일반 행정직 등은 다음 달 15일에 지급될 수 있음을 직원 여러분께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예상 지급일이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나 더욱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병원은 직원 여러분의 급여 지급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노조 측은 조합의 파업을 볼모로 급여 지급을 미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노원을지병원 노조 관계자는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 8개월 넘게 교수들이 밤낮없이 일을 하고 있고 비조합원들도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임금 지급 지연이라는 불이익을 주면서 그 원인이 파업에 있다고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이라고 반발했다.
이 병원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전면파업을 이어 오고 있다. 동일 재단 안에서 임금에 격차를 둔 것이 발단이 됐다. 대전을지병원 노조는 앞서 임금협상에서 3.3% 인상안을 받아들였지만 노원을지병원 노조는 1.5%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을지병원 노조는 대전을지병원 노조에 비해 임금 인상률이 낮아 파업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