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상급종합병원은 언제 처방?

"병원별 약사위원회 심사 못해...이르면 내달초 처방 시작"

17일 약국에 공급된 위고비의 모습. [사진=뉴스1]
화제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출시되자마자 품귀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에선 일러야 내달 초부터 처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회 이사)는 17일 코메디닷컴과 통화에서 "상급종합병원 별로 약사위원회가 아직 열리지 않아 위고비를 처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 중 열리면 11월 초중순에는 처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는 현재 동네 의원(병상 수 30개 미만)과 병원급(30개 이상)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 종합병원(병상 100개 이상)과 상급종합병원(500병상 이상)에는 납품되지 않았는데, 이는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약제 도입 기구인 약사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위고비는 현재 초도 물량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세계적인 공급 부족 현상에 따라 제한적인 물량이 출시됐다. 이에 따라 병·의원에선 환자에게 용량 당 2펜 이하로 처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1펜은 한 사람이 4주간 쓸 분량으로, 현재 주문 가능한 용량은 △0.25mg △0.5mg △1mg이다.

박 교수는 "통상 대학병원은 대형 유통회사와 계약을 통해 약을 들여온다"며 "따라서 작은 유통회사와 거래하는 병·의원보다는 상급종합병원이 위고비 처방이 좀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의 위고비 처방 가격과 관련해 "비급여 치료제이기 때문에 얼마로 책정할 지는 각 병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출고가를 크게 상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급량이 적은 탓에 현재 병·의원에서 위고비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제약회사의 출고 가격은 1펜 당 37만원 수준인데, 유통 마진과 진료비 등을 합쳐 서울 병·의원 기준 최저 45만원에서 최대 100만원대까지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되 소화 속도를 늦추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다.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 효과를 거두는 작용을 한다.

처방 대상은 체질량지수(BMI) 30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27~30미만 과체중이면서 고혈압 등 이상 체중 관련 동반 질환자이다. 소아·청소년에게는 처방할 수 없다.

박 교수는 "기존 비만약들은 효과가 확실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분명한 효과를 내는 치료제가 들어와 고무적이다"며 "그간 펜터민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만약으로 처방한 것을 생각하면 국민 건강에도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전엔 비만 약물이 치과나 한의원에 유통돼 다이어트 명목으로 불법 처방 되는 사례가 흔했다"며 "병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의 오남용과 불법 온라인 거래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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