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임신 후 고혈압...알고보니 男정자 DNA 손상된 탓?"
남성 정자 DNA 손상 비율 높으면...여성에게서 고혈압 유발 임신합병증인 자간전증 위험 두 배 이상 높아져
아빠의 정자가 엄마의 임신합병증과 신생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생식학회 학회지인 《임신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된 스웨덴과 덴마크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은 정자의 DNA 손상이 고혈압 유발 임신합병증인 자간전증의 위험을 두 배로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그에 따라 조산의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연구진은 체외수정(IVF)을 통해 태어난 아기의 약 20~30%는 정자의 DNA가 손상된 아버지에게서 태어난다고 배경설명에서 밝혔다. DNA 단편화 검사를 실시하면 이러한 정자의 손상을 측정할 수 있다. 그 측정값을 ‘DNA 단편화 지수(DFI)’라고 한다. DFI 비율이 30% 이상인 정자는 자연 임신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깝다.
그러나 시험관 아기 시술 후 DNA 단편화가 산모나 아이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룬드대의 알렉산더 지베크만 교수(생식의학)는 “태반 DNA의 절반이 아버지로부터 유래하고 태반의 발달과 기능이 자간전증의 중심 역할을 한다”며 “따라서 정자의 높은 DNA 손상 비율이 자간전증의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약 850쌍의 부부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정자 DFI가 20% 이상인 경우 자간전증 위험이 거의 11%로 나타났다. 이는 DFI가 20% 미만인 정자로 인한 임신의 경우 자간전증 위험이 5%인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지베크만 교수는 “현재 DFI 분석은 스웨덴의 일부 불임클리닉에서만 시행되고 있지만 모든 클리닉에서 표준검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DFI 분석이 “불임에 대한 답을 줄 수 있고, 보조 수정 방법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임신했을 때 위험성을 식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연구진은 DNA 단편화가 높더라도 치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정자 DNA 손상은 산화 스트레스, 나이, 흡연, 비만 및 감염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fertstert.org/article/S0015-0282(24)01939-3/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