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기생충 알 퍼져”…살 빼려고 암호화폐로 '이것' 사서 먹어, 최후는?

온라인에서 암호화폐로 ‘촌충알’ 구매해 복용…뇌와 온몸에 알 퍼져 ‘낭포충증’ 앓은 21세 여성 사연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 것은 돼지 촌충이었다. 이 기생충은 알을 몸속으로 방출해 혈류를 통해 근육과 뇌에 퍼져 낭포충증을 일으킨다. 이 알들은 주로 무해하지만 뇌와 같은 민감한 조직에 발생하면 문제가 된다. [사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출처= 유튜브 Chubbyemu]
살을 빼려고 촌충 알을 먹은 여성의 최후가 공개됐다.

21살 TE(가명)는 살을 빼고 싶었지만 다이어트와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 감량 목표를 이루지 못하자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암호화폐를 사용해 온라인에서 촌충 알이 담긴 약을 구매한 것이다. 촌충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다.

TE는 촌충 알로 살을 빼는 것이 '금지된' 방법이라는 문구를 봤지만, 체중감량 전후 사진에 현혹돼 약을 구매했고, 이후 두 알 섭취했다. 처음에는 그가 기대한 대로 체중이 줄었다. 가벼운 복통이 있었지만 살이 빠진 효과가 컸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어느 날 밤, 그는 화장실에서 이상한 감각을 느꼈고, 뭔가가 엉덩이를 휘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TE는 일을 본 후 변기 속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갈색 조각이 떠다니는 것을 봤다. 당시만 해도 몸에서 빠져나간 체지방이 배출된 증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주 후, 턱 아래에 이상한 혹이 생기기 시작했고, 만졌더니 바로 기절하고 깨어났다. 이후 심한 두통과 함께 두개골에 강한 압박을 느꼈다. 이상함을 감지한 그는 병원을 찾았고, 척수액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으려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밝혀진 게 없었다. 약물로 부종을 억제한 뒤 퇴원했다.

증상은 바로 재발했다. 기억 상실 및 두통과 같은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병원을 찾은 TE는 두뇌에 여러 병변이 발견됐고, 목, 얼굴, 혀, 간 등 온몸 곳곳에서 하얀 병변이 나타났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TE는 의료진에게 자신이 체중 감량을 위해 촌충 알을 섭취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가 섭취한 알은 소 촌충(Taenia saginata)과 돼지 촌충(Taenia solium) 등 두 가지 기생충에 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 촌충은 주로 소고기에서 발견되며, TE가 전에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 발견한 직사각형 모양의 갈색 알과 일치했다.

낭포낭증을 일으키는 촌충. 오염된 대변과 돼지고기를 통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태니아 솔리움의 확대 사진.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 것은 돼지 촌충이었다. 이 기생충은 알을 몸속으로 방출해 혈류를 통해 근육과 뇌에 퍼져 낭포충증을 일으킨다. 주로 무해하지만 뇌와 같은 민감한 조직에 발생하면 문제가 된다.

TE는 결국 촌충을 마비시키고 제거하는 약을 복용했으며, 뇌의 염증을 줄이기 위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다. 3주간의 입원 후, 뇌에서 알이 발견되지 않았고 퇴원할 수 있었다. 6개월 후 TE는 추가 증상 없이 건강한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사례는 자칫 잘못된 방법으로 살을 빼려다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고자 암 전문의인 버나드 수 박사가 유튜브 채널 'Chubbyemu'에서 공개한 내용이다.

촌충은 주로 덜 익힌 고기를 통해 인간의 장에 들어오는 기생충이다. 이들은 숙주가 먹는 음식의 일부를 흡수해 체중 감소를 일으키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먹으면 살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촌충 알을 고의로 섭취하는 여성들이 생겨났다. 이 기괴한 사례들은 이전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촌충을 고의로 먹는 이 방법은 뇌에 도달한 알이 발작을 일으키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절대 따라해서는 안된다.

촌충을 체중 감량 목적으로 섭취하는 관행은 빅토리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살균된' 촌충 알이 담긴 약이 '무해'하다는 광고가 있었다. 그러나 일부 역사가들은 이 약들이 실제로 촌충 알을 포함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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