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서 난 그 특유의 냄새... "약품 아닌 '소변' 탓이었다?"
수영장 특유 냄새의 원인은...염소 자체가 아니라 약품에 섞인 땀과 소변에 의한 복합 냄새
수영장에 가면 나는 냄새가 있다. 수질 관리를 위해 약품을 넣어 생긴 냄새라고 당연히 여겨왔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강한 염소 냄새가 나는 이유는 따로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 화제다. 익숙한 그 특유의 코를 찌르는 냄새는 다름아닌 소변에 의한 것.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엔지니어인 마크 로버(44)라는 남성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가장 끔찍한 실험’이라 이름 붙인 영상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 실험에서 그는 물통 두 개에 물을 담고 해당 물의 양의 권장 농도 4배에 해당하는 염소를 넣었다. 그런 다음 한 통에만 소변을 한 방울 넣은 다음 뚜껑을 덮고 24시간 동안 두었다. 하루가 지난 후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았을 때, 소변을 넣지 않은 통에서는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소변을 조금 넣은 물통에서는 익숙한 수영장 냄새가 났다.
그는 “두 물통의 유일한 차이점은 소변이 조금 섞여 있다는 것 뿐인데 [두 번째 통에서는] 수영장 냄새가 난다”며 “호텔 수영장에서 여름과 휴가를 보낼 때 나는 냄새다. 알고 보니 그냥 소변 냄새였다”고 설명했다.
염소 성분이 땀과 소변 속 암모니아와 반응해 냄새 유발
물에 염소를 넣으면 물에 사는 세균과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도움을 주는 두 가지 화학물질이 방출된다. 하나는 차아염소산이고 다른 하나는 차아염소산이온이다. 이 둘을 합쳐 유리유효염소라고 하는데 이것이 땀, 기름, 소변과 섞이면 클로라민류 물질을 형성한다.
클로라민은 암모니아수소를 염소로 치환한 화합물로, 암모니아에 염소수를 작용시키면 발생한다. 소독제로 염소를 주입하면 염소는 수중에서 반응을 일으켜 유리유효염소가 되지만, 일부는 암모니아와 결합해 3종의 클로라민을 생성한다. 암모니아의 수소이온 하나가 염소와 결합하면 모노클로라민(NH2Cl)이 생성된다. 수소이온이 하나 더 염소와 결합하면 다이클로라민(NHCl2)이, 세 개의 수소이온이 염소와 결합하면 트리클로라민(NCl3)이 만들어진다.
수영장 특유의 냄새의 원인은 바로 이 트리클로라민이다. 즉, 물에 염소를 넣는 자체로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수영장에 있는 사람들의 땀이나 소변 속 암모니아와의 반응에 의해 수영장 특유의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클로라민 생성을 최소화하고 냄새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샤워를 해 땀을 씻어내고 수영 중 소변이 마려울 때는 꼭 화장실을 이용하는 당연하고 간단한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