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8시간 후 숨져"...평소 숨가쁘다, 폐 굳어가던 男 결국엔

폐 조직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증 앓은 남성...8년 연인이었던 여성과 병원에서 결혼한 후 48시간 만에 사망한 사연

숨가쁨 증상을 겪던 남성이 결국 폐섬유증을 진단받았다. 진단 후 4~5개월이 지난 작년 9월 이 남성은 8년간 만난 여자친구와 병원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나 48시간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사진=영국 매체 미러 보도 갈무리 / SWNS 'Lara Reynolds']
폐섬유증을 앓던 남성이 결혼 48시간 만에 숨진 사연이 공유됐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평소 잦은 숨가쁨 증상을 겪던 마이크는 작년 5월 폐섬유증으로 진단받았다. 진단 후 마이크는 여러 의사에게 치료받았지만 건강은 점점 나빠져 입원치료를 해야만 했다. 감염 방지를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거나 대중교통 등도 타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의 치료 여정에는 늘 여자친구 라라(38)가 있었다. 11년 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해 8년간 만남을 이어왔다. 지난 2020년에는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탓에 식을 미뤘다. 라라는 “항상 시간이 충분해서 언제든 결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이크가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을 때 세상이 뒤집어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결국 두 사람은 병원에서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라라와 결혼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마이크는 라라와의 결혼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이후 9월 27일, 마이크가 폐섬유증 진단 약 4~5개월 만에 두 사람은 가까운 가족,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채 병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라라는 “병원에서의 결혼식이 우리 둘 다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다”며 “우리 결혼식은 멋진 드레스와 수백 명의 하객이 필요한 게 아닌 오직 사랑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크는 결혼식 48시간 후 더 이상 버티지 못 하고 51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이크를 떠나보낸지 1년이 지난 현재 라라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폐섬유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라는 “폐섬유증은 진단 후 평균 수명이 2~5년이지만 10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며 “나도 마이크가 60살까지 살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겪은 일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고 싶지 않다”며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몸에 귀를 기울이고, 계속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폐 조직 딱딱하게 굳는 병...수개월~수년에 걸쳐 폐 서서히 망가져

마이크가 겪은 폐섬유증은 폐에 염증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며 폐 조직이 점점 딱딱하게 굳는 병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폐가 망가지고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기 전까지 발견이 어렵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되며 호흡곤란이 있는 상태에서 폐섬유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통상 3년 안에 절반 정도 환자가 사망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마이크처럼 숨이 가쁜 등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폐가 많이 망가진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증상은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염증과 섬유화로 기도와 폐가 자극받아 마른 기침이 잦다. 담배를 많이 피워 생기는 만성 기관지염이나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폐렴은 기침할 때 가래가 많지만 폐섬유증 환자는 가래없이 마른 기침을 하는 게 특징이다. 감기와 폐렴처럼 노란빛을 띠는 가래가 아닌 하얀 가래가 나오는 것도 폐섬유증의 증상이다.

평지 많이 걷거나 계단 오를 때 숨 차는 증상 나타나...조기 진단 중요

진행이 진행될수록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편안히 쉴 때는 괜찮다가 평지를 많이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찬다. 운동 등 우리 몸이 산소를 많이 필요할 때 폐가 제기능을 하지 못해 산소 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서다. 호흡곤란이 심하면 저산소증이 나타나고 입술 주변이 파랗게 질리는 청색증, 손가락 끝이 둥글게 변하는 곤봉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폐섬유증은 흉부 엑스레이 검사와 CT 검사를 통해 진단 가능하다. 확진을 위해 폐 조직 검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폐섬유증은 감기와 폐렴 등으로 헷갈리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감기는 일주일에서 늦어도 한 달 안에는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치료는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등 약물치료가 주로 이뤄지며 효과가 없으면 폐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단, 폐 이식 후 5년 생존율이 50~60%에 불과하기에 조기에 폐섬유화증을 확인하고 심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국내 폐섬유증 환자 증가 추세...50대 이상 매년 정기검사 받는 게 좋아

국내에도 폐섬유증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만4000여 명이던 폐섬유증 환자가 2022년 2만여 명으로 약 43% 증가했다. 폐는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장기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매년 정기 검사를 받는 게 좋고,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속히 호흡기내과를 찾을 필요가 있다. 평소 폐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유해공기, 흡연 등을 최대한 멀리하면서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중요하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폐활량을 높일 필요도 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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