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또 다른 팬데믹 막을 효과적 수단”

‘열대의학 심포지엄’서 AI 활용한 감염병 모니터링 논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면,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 '블랙박스'처럼 기능할 수 있다는 의료계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료계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처가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감염병의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이유리 명지전문대 보건의료정보과 교수는 지난 10일 열린 ‘열대의학 심포지엄’에 연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AI를 활용하면 질병을 발견하고, 진단하고, 치료법을 마련하는 전주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국제백신연구소, 연세대 의대 열대의학연구소가 공동주최했다. ‘전염병 감시와 원-헬스 접근법’을 주제로 12명의 국내외 의료계 전문가들이 효과적인 전염병 감시와 확산 방지를 논의했다.

이 교수는 이날 ‘AI를 활용한 전염병 발병 조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최근 AI는 질환 발병을 모니터링하고 사례를 분류하며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등 그 역할이 커졌다”며 “머신러닝 등의 도구를 활용하면 발병 패턴을 감지하고 확산 경로를 예측해 의사 결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지난 코로나19 유행 당시 AI를 활용한 검진법이 코로나 조기 진단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각국의 의료기관 및 정부는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사용해 소셜 미디어, 의료 기록 및 검색 엔진의 방대한 양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COVID-19의 확산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국제백신연구소, 연세대 의대 열대의학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열대의학 심포지엄'은 ‘전염병 감시와 원-헬스 접근법’을 주제로 진행됐다. [사진=연세대 의대]
그는 “AI로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단순히 의료 기록을 분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지리 공간 데이터와 인구 통계학적 요소를 모두 고려해 질병 확산 그래프를 시각화하는, 일종의 ‘블랙박스’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여전히 윤리적 문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AI를 질병감시체계에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개인정보침해, 알고리즘의 편향성, 데이터의 투명성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결국 공중 보건 분야에서 AI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이러한 규제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윤문수 연세대 열대의학연구소 글로벌보건안보부장(열대의학교실 객원교수)은 "우리나라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와 코로나19를 거치며 공공보건을 위한 데이터 활용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것이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큰 역할을 했다"며 "AI를 효과적인 도구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선 의료계의 다학제적 접근을 반영한 정부 범부처 협력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몽골이나 아프리카국가는 데이터 사용의 우선순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선진국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데이터 활용에 대한 갭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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