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때문에 '이것' 생겨?"...17세女 심장 통해 뇌까지 이동, 무슨 일?

피임약 복용으로 인해 혈전 생겨...2022년 17살 당시 오른쪽 몸 마비되더니 뇌졸중 진단

피임약 부작용으로 17세에 뇌졸중을 진단받은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복합 피임약으로 생긴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해 뇌졸중을 겪은 그는 현재 회복하고 다시 일상을 되찾았다(왼쪽 위). [사진=영국 매체 미러 보도 갈무리 / SWNS 'Lauren Jean']
피임약 부작용으로 17세에 뇌졸중을 진단받은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로렌 진(20)은 17살에 뇌졸중을 겪었다. 2022년 8월, 당시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로렌은 오른쪽 몸이 마비되는 증상을 경험했다. 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몸을 일으킬 때 움직일 수 없었고 침대에서 떨어진 것이다. ‘쿵’ 소리에 놀란 로렌의 부모는 딸을 발견한 뒤 구급차를 불렀다. 그사이 로렌은 움직이지 못할 뿐 아니라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로렌은 혈전이 뇌로 이동해 뇌졸중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혈전의 원인은 피임약. 의료진들은 피임약 복용이 혈전을 일으켰고, 이 혈전이 로렌의 심장을 통해 뇌까지 도달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로렌은 13살부터 과다한 생리를 조절하기 위해 복합 피임약을 복용해왔다.

추가 검사 결과에서 로렌은 난원공개존증(Patent Foramen Ovale‧PFO)이라는 병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원공개존증은 심장의 좌심방과 우심방을 구분하는 심방중격에 생긴 타원형의 난원공이 출생 후에도 폐쇄되지 않는 병이다. 의료진은 로렌의 심장에 있는 구멍(난원공)이 혈전의 이동을 더욱 수월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로렌은 “뇌줄종이 오기 전 심한 두통과 몸 한쪽이 저린 증상이 있었다”며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심장 결함을 앓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삶이 다시 예전과 같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로렌은 뇌 수술부터 받고 치료 후 6주간 걷기 등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작년 7월에는 난원공개존증 수술도 받았다. 올해 20살이 된 로렌은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았다. 피아노, 기타 연주 등도 다시 시작한 그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뇌졸중 발생 2년 후인 지난 8월, 로렌은 런던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일주일에 6번 헬스장에 가서 40km를 달리는 등 훈련했다. 그는 “나는 이전보다 더 강하고 건강해졌다”며 “여전히 몸의 오른쪽 부위를 더 강하게 단련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예전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복합 피임약...혈관 내벽 안전성 낮춰 혈전 생성 위험 높여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아우르는 병이다. 뇌혈관이 막혀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뇌경색, 뇌혈관이 혈류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지면 뇌출혈이라 한다. 고혈압, 당뇨, 흡연 등의 이유로 뇌의 혈관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히거나, 심장의 피 흐름이 나빠져 혈전이 막히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로렌처럼 복합 피임약도 혈전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함께 들어있는 복합 피임약은 혈관 내벽의 안전성을 떨어뜨려 혈관이 잘 만들어지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이 심장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가면 폐색전증이 발생하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35세 이상 흡연자는 위험 더 커...비만‧고혈압 등 있는 사람도 피임약 복용 조심해야

흡연자라면 혈전 발생 위험은 더 커진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소판 응집력을 키워 혈전 생성 위험을 높인다. 나이와 흡연량에 따라 혈전이 만들어지는 위험성은 더 증가해 35세 이상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5세 이상 여성 흡연자 중 1년 이상 피임 계획이 있다면 복합 피임약보다는 체내 삽입형 피임약 등을 고려하는 게 좋다. 비만이나 고혈압 등이 있는 사람도 호르몬 피임약 복용 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평소 금연, 적정 체중 유지 등을 유지해야 한다. 활동적인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는 상황에서는 혈전 발생 위험이 높다. 수시로 일어나 다리를 뻗고 발을 움직여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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