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먹으면 애 낳는 것보다 아파"...마늘 먹고 발작만 480회, 도대체 왜?

마늘의 유황 성분이 몸속에 쌓이면 발작 증상 일어나는 여성…31년 만에 희귀 질환 포르피린증 진단 받은 사연

마늘을 많이 먹으면 발작 증상이 일어나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마늘을 많이 먹으면 발작 증상이 일어나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피닉스 나이팅게일(32)은 마늘 속 유황 화합물을 많은 양 섭취할 경우 발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여성이 진단 받은 병은 급성간헐포르피린증(acute intermittent porphyria)이다.

피닉스는 어렸을 때부터 증상이 나타났지만, 진단을 받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아이를 둔 그의 말에 의하면, 평생 480회가 넘는 발작을 겪었으며 그 고통은 출산보다 더 심했다. 발작 증상은 다양한 음식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발작이 일어나면 극심한 통증과 편두통, 변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호흡이 멈추고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하루 동안 30번이나 토한 적도 있다.

2023년 8월, 31년 만에 자신의 병에 대해 알게 된 피닉스는 마늘을 먹지 않는다. 유황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마늘을 많은 양 혹은 장기간 섭취하면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적포도, 커피, 콩도 먹을 수 없고 술도 전혀 마실 수 없다”며 “먹을 수 없는 음식도 많고 대부분의 약도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낯선 식당에서 외식을 할 때면 음식에 어떤 재료가 들어있을지 두려워 항상 안전한 메뉴만을 선택한다.

피닉스는 자신과 같은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특정 효소 결핍으로 포르피린 과다 축적되어 나타나는 포르피린증

포르피린증은 헴(heme)과 포르피린 형성 이상으로 발생하는 드문 유전질환 군이다. 헴은 체내 산소 운반에 필수적인 물질로, 헴 형성 과정에 이상이 발생하면 중간물질들이 세포 내에 축적되고 산소 결핍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축적될 수 있는 중간물질이 포르피린이나 포르피린 전구물질인데, 원래 이들은 정상적인 신체조직에 축적되지 않는다. 포르피린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포르피린이나 포르피린 전구물질의 종류와 유전 형태에 따라 8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피부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포르피린증은 상염색체로 유전되는 매우 희귀한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피부 병변으로 햇빛에 노출된 부위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벗겨지는 광과민증, 다모증이 발생한다. 철의 침착으로 인해 간 기능 이상이 나타나며 심한 복통, 오심, 구토가 흔히 나타난다. 피부가 창백해지고, 잇몸이 퇴축되며 이가 길어지는 모습이 관찰되어 ‘흡혈귀병’으로도 불린다. 대변이나 소변에 붉은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며 심한 경우 우울증, 불안, 환상, 경련 발작이 올 수 있다.

그 중 사연 속 여성이 진단 받은 급성간헐성포르피린증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급성 간형 포르피린증으로 상염색체로 유전되며, HMBS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특정 효소가 결핍되어 발생한다. 하지만 이 효소의 결핍 자체로 급성 발증이 발생하지는 않고 호르몬의 변화, 특정 약물 복용, 과도한 음주, 감염, 단식 등 급성 발작 증상을 촉발하는 추가적인 요인이 필요하다. 증상으로는 심한 복통, 변비, 빈맥, 고혈압, 경련, 말초신경병증 등이 있으며 피부 증상은 나타나는 않는 특징이 있다.

포르피린증은 증상이 비특이적으고 급성 발작으로 발생해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치료의 목적은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간에서 헴 합성을 억제해 포르피린 전구체의 생성을 줄이는 데 둔다. 대부분의 증상을 조절하며 살아가게 되지만,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평생에 걸쳐 재발할 위험이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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