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안내 앱 확인하면 치매 걸렸는지 알 수 있다고?

"치매 환자는 교차로 등에서 더 자주 멈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의 앱으로 걸음 수와 칼로리를 추적하듯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네비게이션 앱으로 치매 여부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플로스 디지털 건강(PLOS Digital Health)》에 실린 연구에서 길 찾기 앱 사용 데이터를 통해 치매 위험이 있는 노인을 식별한 것이다.

독일 신경퇴행성 질환 센터(DZNE) 연구진은 2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까지의 남성과 여성 7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고령의 참가자 48명 중 23명은 주관적 인지 저하(SCD)를 앓고 있었지만 신경심리학적 평가에서는 정상적인 점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있는 오토 폰 게리케대 마그데부르크 의료 캠퍼스에서 5개 건물을 각자 찾도록 지시받았다. 참가자들의 이동 패턴은 GPS로 추적됐다. 참가자들은 캠퍼스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모두 스마트폰 사용 경험이 있었다. 또 사전에 앱을 사용하는 연습도 했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30분 이내에 5개 목적지에 도착했다. 젊은 참가자들은 나이 든 참가자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평균적으로 젊은 성인들은 더 짧은 거리를 걸었고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들만큼 앱의 도움말 기능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

특히 연구진은 고령 참가자의 방향 감각 정지 횟수를 근거로 SCD 상태를 예측하기도 했다. SCD가 있는 성인은 교차로에서 더 주저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실행 기능의 감소가 이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며 “손상되지 않은 실행 기능은 효율적인 내비게이션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연구 저자인 나딘 디르쉬 박사는 “공간 탐색 능력의 결여는 알츠하이머병의 첫 징후 중 하나인데 SCD가 있는 노인들이 SCD가 없는 사람들보다 더 자주 멈춰서 방향을 바꾸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 행동은 SCD가 있는 개인을 식별하는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 결과는 단시간(30분 미만) 원격으로 수행되는 길 찾기 작업 동안 조기 치매 관련 인지 저하에 대한 최초의 증거”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신경과 의사인 샤힌 라칸 박사는 “이 연구 결과가 치매 치료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스마트폰이 뱅킹에서 데이트까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았다. 이 독창적인 디지털 스캐빈저 헌트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테스트를 우회해 실제 상황에서 인지 저하를 감지한다”라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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