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알기 어려운 소아 악성 뇌종양, 진단 정확도 높인다

김승기·김주환 서울대병원 교수팀,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

수모세포종의 발생빈도는 연간 인구 100만 명 당 5~9명 정도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아 뇌종양인 수모세포종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전이 여부를 확인할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김승기·김주환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최승아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교수 연구팀은 수모세포종 환자군을 대상으로 뇌척수액 분석을 한 결과 'TKT 단백질'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수모세포종은 악성 소아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뇌척수액을 따라 전이가 잘 되는 암이다. 환자 80%는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수두증을 동반한다.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지만, 10명 중 3명은 머리 뒤쪽의 연수막 전이가 발견되며 전이 환자들은 예후가 나쁘다.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치료 중 척수 자기공명영상(MRI)과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하다. 다만 기존 검사법은 민감도가 떨어져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새로운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발굴이 절실했다.

연구팀은 2016~2019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모세포종으로 수술 받은 환자군 21명과 뇌종양이 없는 수두증으로만 수술 받은 대조군 14명을 대상으로 비표적 분석법을 사용해 뇌척수액의 모든 단백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1100여개의 단백질이 확인됐다. 수모세포종 환자군의 뇌척수액에서 상대적으로 발현 강도가 높은 단백질 4종(SPTBN1, HSP90AA1, TKT, NME1)이 바이오마커 후보로 선정됐다.

이후 면역 분석을 통해 각 단백질의 농도를 확인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수모세포종 환자군의 뇌척수액에서 'TKT 단백질' 농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단백질은 종양세포의 발달·진행과 관련있다.

추가로 연구팀은 뇌척수액 물질 중 뇌종양 전이를 조절한다고 알려진 '세포외소포'에서도 TKT 단백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시 말해 이 단백질은 종양 전이에도 관여하는 셈이다.

특히 연수막 전이 수모세포종 환자군은 전이가 안된 환자군보다 TKT 단백질이 포함된 세포외소포가 많았다. 이 갯수가 늘어날수록 연수막 전이 정도도 심해졌다. 연구팀은 TKT 단백질이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 진단에 주요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TKT 단백질이 검출되는 세포외소포를 활용하면 진단적 가치가 높은 연수막 전이 검사 방법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발굴한 수모세포종의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향상하고 나아가 고위험 환자군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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