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입에서 '이 냄새' 나더라"...결국 1형당뇨 진단, 어땠길래?
아들 입에서 나는 아세톤 냄새로 당뇨병 의심한 엄마…늦지 않게 1형당뇨병 진단 받아
예민한 후각을 가진 엄마가 아들의 당뇨병 징후를 알아내 늦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의 보도에 따르면, 러틀랜드주 오컴에 사는 빅토리아 헤어(41)는 세 자녀를 둔 엄마다. 그는 아이들이 심하게 아플 때면 냄새로 이를 알아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10월 열 다섯 살 아들 해리에게서 냄새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해리가 말할 때 아주 강한 아세톤 냄새가 났다”며 “아이가 식사를 거르는 것도 아닌데 그런 냄새가 나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때 케톤이 생기고, 이로 인해 호흡에서 특정한 냄새가 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케톤은 신체가 에너지로 사용할 포도당이 충분하지 않아 지방을 분해할 때 생성되는 산이다. 케톤이 쌓이면 호흡에서 과일향이나 매니큐어를 지울 때 쓰는 아세톤 냄새가 난다. 이 냄새는 당뇨병의 위험 징후이기도 하다.
이후 며칠 동안 계속해서 아이에게 아세톤 냄새가 났다. 또한 아이는 자주 목이 말라 했고, 밤에도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기 일쑤였다. 빅토리아는 당뇨병일지 모른다는 우려에 진료 예약을 잡으려고 했지만, 의사는 아들의 증상이 ‘응급 상황’이 아니라며 일주일 후 다시 전화하라는 답변을 주었다. 이에 직접 아들의 혈당 수치를 측정해보니, 그 수치가 너무 높아 기계가 제대로 측정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후 다시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말하고 혈액 검사를 받은 결과, 해리의 케톤 수치가 매우 높아 당뇨병성 케톤산증에 가까운 상태였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혈중에 케톤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급성 당뇨병 합병증 중 하나로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해리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어 입원했고, 1형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빅토리아는 “다행히도 제때 아이를 데려왔다”며 “의사는 내가 아이의 생명을 살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되는 당뇨병…체중 관리, 금주, 운동 등 환경 요인 관리해야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못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위장관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변한 다음 혈액으로 흡수된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서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으로, 세포가 흡수된 포도당을 이용하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식사 후 올라간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인슐린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않으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소변으로 넘쳐 나오게 된다. 이것이 바로 당뇨병이다.
1형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병으로, 대부분 자가 면역기전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사춘기나 유년기에 발생하지만, 성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2형당뇨병은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혈당이 올라가는 병이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2형당뇨병이다. 보통 40세 이상에서 발생하지만 그보다 젊은 나이에도 생길 수 있다. 2형당뇨병 환자는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경우가 많다. 유전적 요인과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비만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연 속 주인공이 마주할 뻔 했던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다. 인슐린의 결핍으로 인해 대사 기능에 문제가 생겨 고혈당과 함께 케톤이 과다 생성되어 대사산증이 유발된 상태로, 1형당뇨병에서 주로 나타난다. 증상은 입이 마르고 소변이 늘어나는 것부터 의식변화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피로, 구토, 복통, 호흡 시 과일 향 냄새, 빈맥,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비만, 좌식 생활, 고지방식, 스트레스,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 식사량은 적절히 조절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