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잘 못 씹는 '이 병' 환자...인지기능 장애 위험 ↑

박용숙·이신헌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 연구

음식물을 씹을 때에는 머리 전체의 신경조직으로 자극이 전달된다. [사진=챗GPT 생성형 이미지]
정상압 수두증 환자 중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병은 치매는 아니지만 뇌척수액의 불균형으로 △인지기능 저하 △보행장애 △요실금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신경질환이다.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 꼴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병이다.

박용숙·이신헌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저작근(씹는 근육)과 환자 인지기능 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씹는 능력 감소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 잠재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저작근은 음식물 섭취와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작근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적 변화를 초래해 영양 섭취 감소와 인지기능 악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 후 해당 이미지를 근육 강도 등을 평가하는 '텍스처 분석기법'에 입력했다. 그러자 환자 저작근의 미세한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인지기능 저하와의 상관관계를 평가·분석했다.

그 결과, 저작근의 퇴행성 변화는 인지기능 저하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주로 저작근 기능이 떨어진 환자군에서 인지기능 평가 척도인 '간이 정신상태검사 점수(MMSE)', '치매 척도' 등의 점수가 낮게 나왔다. MMSE는 30점 만점이며 23점 이하부터 경도 인지장애로 분류된다.

반대로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군은 저작근 퇴행 정도가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환자에 비해 높은 것도 확인됐다. 분석을 종합했을 때,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저작근 퇴행성 변화는 인지기능 장애와 연관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이신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인지기능 악화를 예측하기 위한 잠재적 도구로 저작 근육 분석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압 수두증 환자 치료에 기존 치료 방법인 수술적 치료(단락술)와 함께 인지기능 장애를 고려한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면 환자의 기능적 개선을 보다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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