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김에 군대나 가자'...의대생 군 휴학 7배 늘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 조사...의대생 19%만 수강신청
전국 의대생 수업 수강률이 19%에 그친 가운데 군 입대로 휴학한 학생이 1000명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을 보면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에서 1059명이 군 휴학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휴학한 의대생은 2021년(116명), 2022년(138명)에 이어 지난해(162명)에도 100명 대에 불과했다가 올해 급증했다. 올해 군 휴학 의대생은 지난해에 비해 6.5배 늘었으며 지난 3년 평균(138.7명)보다 7.6배 많다.
올해 군 휴학 의대생은 국립대가 358명, 사립대는 70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학 별로는 69명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각각 53명, 49명, 46명의 군 휴학을 허가한 의대들도 있었다.
군 휴학 의대생 중 상당 수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사이 군 복무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이며 현역병의 짧아진 복무기간 역시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의대생들은 주로 의사 면허증을 딴 뒤 군의관·공보의로 입대한다. 의대생 사이에선 군의관 복무 기간(38개월)이 육군 현역병 복무 기간(18개월)보다 지나치게 길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의대생의 군 휴학이 대거 늘면서 장차 군의관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12개 군 병원에 군의관 506명과 의사 군무원 31명 등 총 537명이 근무 중이다. 현역 군인과 군무원이 총 54만6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장병 1000명당 군 의사 1명이 채 안 되는 셈이다.
한편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의 수강 신청 인원은 369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의대 재학생(1만9374명)의 19.1%가 수강을 신청한 것이다.
국립대는 재학생 5919명 중 223명(3.8%)만이 수강을 신청했고, 사립대는 1만3455명 중 3740명(27.8%)의 수강 신청이 확인됐다. 3개 사립대는 수강 신청이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학기를 개강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됐다.
진선미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으로 '의대' 대신 '군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평년 대비 7배 이상 크게 늘었다"며 "정부는 조건부 휴학을 승인할 것이 아니라 의대생들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