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기 몇 층까지?"...매일 '이만큼' 오르면 사망 위험도 뚝

매일 6층 계단 오르기 권장...익숙해지면 횟수 반복하고 층 높게, 일찍 죽을 위험 24% 낮추고, 심장마비 뇌졸중 사망 위험 39% 낮춰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하는 효과적인 운동이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계단 오르기는 건강에 좋다. 각종 효과가 과학으로 입증됐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웹엠디(WebMD)’가 인용한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 등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는 조기 사망 위험을 24%, 심장마비∙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병으로 사망할 위험을 39%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논문 9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 회의(예방심장학 2024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하지만 평소 계단을 꾸준히 오르는 사람은 썩 많지 않은 것 같다. 미국 쇼핑몰에서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사람의 비율은 약 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모두 있는 쇼핑몰 2곳의 고객 행동을 추적 관찰해 《미국 공중보건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계단을 이용하세요’라는 포스트를 붙인 뒤에는 계단 오르기를 하는 고객이 일시적으로 4.8%, 6.7%로 늘어났다. 종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6%는 썩 많이 움직이지 않고, 약 48%는 낮은 수준의 신체활동만 한다. 신체활동 권장 지침을 잘 지키는 사람은 약 16%에 그친다.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 운동이자 근력운동(근육강화운동)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할 수 있다. 대부분 연령대의 사람들이 돈을 별도로 쓰지 않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아파트∙쇼핑몰∙직장∙공원 등 계단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규칙적인 계단 오르기는 대사증후군(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각종 질환의 통칭) 위험을 낮주고, 심장과 혈관의 건강을 개선하고, 몸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 바실리오스 바실리우 교수(심장학)는 “계단 오르기는 걷기에 비해 최대 4배나 더 많은 열량(칼로리)을 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계단 오르기를 하면 체중 77kg의 남성은 한 시간에 500Kcal 이상을, 체중 64kg의 여성은 한 시간에 450Kcal 이상을 소모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분석도 있다.

건강에 참 좋은데, 꾸준히 하는 사람 드물어…일반적인 신체활동 권장지침 충족도 16%에 그쳐

건강 상 이점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할까? 바실리우 교수는 “정량화하기는 쉽지 않다. 계단 오르기를 많이 할수록 다른 신체활동과 무관하게 건강에 더 좋다"고 말했다. 다만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매일 6층(약 60계단)의 계단을 오르면 그 효과가 정체될 수 있는 걸로 나타났다.

바실리우 교수는 “따라서 운동 처방의 목적으로 매일 계단을 6층 오르면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병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관찰연구(2023년)에서는 매일 5회 이상 계단을 오르면 동맥의 벽에 지방∙콜레스테롤 등 해로운 물질이 쌓이는 죽상경화증 위험이 많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실리우 교수는 “아파트나 각종 건물에서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데 너무 익숙하다면 매일 1~2층 계단을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고 말했다. 질병 예방에 관한 한, 이런 계단을 6번만 올라도 계단 오르기의 모든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계단을 한 번에 다 오를 필요도, 빠른 속도로 오를 필요도 없다. 그냥 오르기만 하면 된다.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를 타면 된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성인은 주 150분의 중간 강도의 유산소 활동, 즉 심박수를 높이고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자신의 체력 수준에 따라 몇 개의 계단만 오르는 것도 중간 강도의 유산소운동으로 볼 수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계단오르기 세계챔피언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고 계단 오르면 좋아” 

피트니스 저널리스트 마이클 이스터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계단을 보고, 계단을 오르는 게 더 낫다는 것을 알지만, 사소한 것으로 생각해 계단을 오르지 않는 사람이 매우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불편함을 받아들여야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육체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 《편안함의 위기》 저자다. 이스터는 “띠끌 모아 태산이다. 계단을 이용하는 것 외에 식료품을 카트 대신 바구니에 담아 든 채 걷고, 쇼핑몰에서 멀리 떨어진 주차장까지 걸어간다면 상당히 큰 운동이 된다”고 덧붙였다.

계단 오르기 챔피언인 말레이시아 와이 칭 소(29, 타워 러닝 프로선수)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면 무게 중심이 이동해 계단 오르기가 더 쉬워진다. 계단 오르기엔 충격이 없고 별도의 쿠션이 불필요하다. 신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 연속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런업’에서 우승했고, 2023년엔 이 빌딩의 계단(1576개)을 10분 36초 만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타워 러닝 선수는 운동량 손실을 줄이기 위해 난간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싣는다. 소는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다면 (젊고 건강한) 초보자는 난간을 잡고 20층 정도 쉬지 않고 계단을 오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계단 오르기에 익숙해지면 성큼 성큼 올라갈 수도 있다.

바실리우 교수는 “50세 이상에도 계단 오르기가 좋다. 이는 심장과 혈관을 위한 운동으로 매우 간단하다”며 “안정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난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행성관절염 환자, 무릎 연골이 약한 사람, 근력이 너무 약한 사람,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계단 오르기를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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