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소화의 치아건강상 이점 4분의 1로 줄어"

불소치약 보급 전 어린이당 충치 2.1개↓ 보급 후 0.24개↓

불소 치약이 더욱 널리 보급된 1970년대 이후 불소화의 이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은 나라에서 불소가 함유된 치약과 구강세정제가 점점 더 많이 사용됨에 따라 수돗물 불소화의 건강상의 이점이 줄어들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 데이터베이스(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문헌고찰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영국 맨체스터대, 던디대, 애버딘대의 연구진은 상수도에 불소를 추가한 지역 사회와 그렇지 않은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어린이이의 충치를 비교한 157개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불소 치약이 더욱 널리 보급된 1970년대 이후 불소화의 이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소는 충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수에 낮은 수준의 불소를 첨가하는 것은 오랫동안 지난 세기의 가장 큰 공중보건 성과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불소 강화 치약이 널리 보급되기 전인 1975년 5700명 이상 어린이 대상 연구들을 종합했을 때 충치 치아 수가 어린이당 평균 2.1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이후 영국과 호주에서 이뤄진 약 3000명의 어린이 대상 연구들을 취합했을 때 어린이당 충치 치아 수는 0.24개로 그 효과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지방 자치단체가 이 결과를 충치 퇴치 미네랄을 수돗물에 첨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앤-마리 글레니 교수(보건과학)는 “증거를 해석할 때는 더 넓은 맥락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와 건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돗물 불소화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불소 치약이 나오기 전인 50년 이상 된 것이며 최근의 연구는 불소화의 현재 이점에 대한 보다 적절한 그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수 불소화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불소가 어린이의 IQ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현재 수백 개의 미국 지역 사회에서 수돗물 불소화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의 연방판사는 불소화된 물이 공중 보건에 위험하다고 확실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미국 환경 보호국이 수돗물 불소화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NBC 뉴스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75%가 권장 수준의 불소가 첨가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치과 협회, 미국 소아과 학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포함한 주요 공중 보건 단체는 모두 불소화 수돗물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수돗물 불소화가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5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불소 수치가 높은 여성은 자녀가 3세가 될 때까지 짜증을 내거나 모호한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며 다른 신경 행동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일원인 스코틀랜드 던디대의 자넷 클락슨 교수(임상효과)는 이 새로운 연구가 공공 수돗물 불소화의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대화의 장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돗물 불소화는 충치 퇴치에 도움이 되지만, 높은 설탕 섭취나 구강 건강 악화의 해를 없애지는 못한다면서 “모든 구강 건강 예방 프로그램은 다각적이고 다기관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1981년 진해시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16개 지역에서 수돗물 불소화가 시행됐다. 그러나 2015년 13개 지역, 2016년 12개 지역, 2017년 10개 지역으로 점차 감소했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

다음 링크(https://www.cochranelibrary.com/cdsr/doi/10.1002/14651858.CD010856.pub3/full)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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