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서 조류독감환자 2명 첫 발생
올해 들어 미국서 16명 발병, 사람 간 전파 의심사례는 8명으로 늘어
미국에서 젖소들 사이에 조류독감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에서도 낙농업 종사자 2명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발병 사례로 올해 미국에서 인간 발병 사례는 16명으로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CDC는 “감염된 동물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H5(조류독감)가 확인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며 일반 대중에 대한 전염 위험은 여전히 낮다는 CDC의 위험 평가를 변경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3일 밝혔다. CDC는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확진 사례 사이에 알려진 연관성이나 접촉은 없다”며 “이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된 별도의 사례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부(CDPH)는 자체 보건 공지를 통해 캘리포니아주 센트럴 밸리에 있는 두 농장에서 감염된 소와 접촉한 근로자에게서 최근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근로자들은 결막염에 걸렸으나 증상은 경미했다.
CDPH는 “캘리포니아 농장 근로자들을 조류 독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난 4개월 동안 34만개 이상의 호흡기, 130만개의 장갑, 16만 개의 고글과 안면 보호대, 16만8000개의 일회용 방역 모자를 배포했다”며 조류독감 방지를 위해 노력 중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조류독감 환자 발생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소식이 되지 못한다.
지난 3월 젖소에서 발병이 처음 확인된 이후 미국의 50개주 중 14개주에서 250여 마리의 젖소무리가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조류독감은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야생 조류와 가축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사람 간 첫 전파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미주리주의 조류독감(H5N1) 발병사례는 최대 8명까지 늘어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동물접촉 없이 조류 독감에 걸린 첫 환자가 입원한 뒤 CDC는 이 환자가 일회성 감염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한 명과 병원 직원 두 명의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더니 지난달 말에는 “미주리주 의료종사자 4명에게서 경미한 호흡기 증상이 추가적으로 나타났다”는 발표로 이어졌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미주리주의 첫 환자는 8월에 처음 입원하여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환자는 회복됐다. 이 환자 외의 7명에 대해서는 현재 H5N1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항체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CDC는 밝혔다.
이들 중 조류 독감 확진자가 확인되면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가 시작됐다는 의미가 된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사례는 감염된 조류와의 밀접한 접촉으로 인해 발생했다. 미국 네브래스카대의 글로벌 건강보안센터의 공동 책임자인 제임스 로러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환자 접촉자 중 조류독감 감염이 확인되면 “팬데믹(대유행) 바이러스화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뜻”이라며 “그때가 바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임상바이러스학연구소의 매슈 비니커 소장은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주리 환자와 가족 접촉자가 같은 감염원에 의해 감염됐거나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켰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시사한다. 비니커 소장은 “두려운 결과이기에 궁극적으로는 동물 노출에 의한 발병으로 밝혀지기를 정말 바라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