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통·골반통 동반하는 자궁내막증...'이 정도' 통증이면 의심?
대한자궁내막증학회-바이엘, 첫 ‘문진표’ 공동제작 공개
대표적 여성과 질환인 자궁내막증을 진단하는 문진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의심 증상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월경통과 골반통 등 통증 정도를 파악해 신속 진단과 환자별 맞춤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자궁내막증학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올해 제15차 학술대회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자궁내막증 문진표'를 공개했다. 해당 문진표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 코리아와 함께 공동 제작됐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의 샘(gland)과 기질(stroma)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에 증식하는 상태를 말한다. 무엇보다 각종 통증을 동반해 여성 삶의 질을 심각하게 낮추며 난소의 예비력을 감소시키는 만성질환으로, 가임력 유지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그런데, 한 연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약 10%에서 자궁내막증이 발생하지만, 증상을 참거나 오진 등의 이유로 진단이 늦어져 10명 중 6명은 올바른 시기에 진단을 받지 못한다. 특히, 청소년기 환자들은 증상 발현 후 초진까지 6년 이상, 또 초진부터 진단까지 5.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증상부터 골반 내 출혈, 자궁 주위 유착으로 인한 월경통, 골반통, 성교 시 불편감 등 다양하게 관찰된다. 심한 월경통의 경우 주요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진단과 치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오랜 기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궁내막증 문진표는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의 정도를 보다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해 개발됐다. 월경통, 골반통, 성교통, 항문통 및 배변 곤란, 배뇨통 등 자궁내막증의 의심 증상 체크리스트를 구성해 1~10점 척도로 세분화해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통증 감소를 위해 복용 중인 약물 치료의 경과를 확인하기 위한 문항도 포함됐다.
주종길 부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자궁내막증학회 총무이사)는 “자궁내막증 문진표는 보다 정확히 환자들의 증상을 파악하고 환자가 겪는 불편함을 확인해 특성에 맞는 치료를 제시하기 위해 개발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통증 등 주요 증상과 환자의 연령,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내막증의 조기 진단과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해 원발성 또는 이차성 월경곤란, 비주기적인 만성 골반 통증, 배변 곤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설문지가 제안되고 있으며, 이는 환자의 임상 병력을 활용해 자궁내막증의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만성질환으로 평생에 걸친 관리가 필요하기에 약물 치료를 극대화하고 수술적 처치는 최소화하는 전략이 강조된다"며 "최근 '디에노게스트' 등 약물치료의 억제 및 조절 효과와 장기 복용 안전성 또한 입증되고 있어 자궁내막증 환자의 증상 및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한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