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이주하면 ‘이 병’ 위험 2배 증가

특히 유럽으로 이주한 흑인과 북아프리카인에서 두드러져

청소년기 이민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기에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정신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정신건강(PLOS Mental Health)》에 발표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UCL)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종전 연구에서는 이주가 소수 민족의 정신병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주 시점의 나이가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UCL의 제임스 커크브라이드 교수(정신·사회 역학)는 청소년기는 개인이 정체감을 형성하고 사회적, 인지적, 신경학적 발달을 경험하는 시기라며 “따라서 청소년기에 이주를 하면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이 중단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규범과 관습을 탐색하고, 정신병 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인종 차별과 차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기 이주가 미래의 정신병 위험을 높이는 데 특히 취약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의 18~64세 2132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중 937명이 정신병적 장애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경험했는데 이주 청소년 경우는 이후 후에 발생했다.

커크브라이드 교수는 이주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망명 등의 이유보다는 경제적 이유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종, 사회적 불이익의 표식, 부모의 정신병력 등의 요인을 고려한 후 11세~17세에 이주한 사람들은 이주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신병 발병 위험이 거의 두 배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유아기, 아동기 또는 성인기에 이주한 사람들의 경우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추가 분석에서 연구진은 청소년의 정신병 위험 증가가 흑인과 북아프리카 이민자들 사이에서만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커크브라이드 교수는 후자 그룹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정확한 연관성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이 그룹의 정신병 위험은 이주하지 않은 백인보다 최소 2~3배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분석 결과 북아프리카 성인, 모든 연령대의 흑인, 흑인 또는 혼합 인종 배경을 가진 비이주자는 백인 비이주자에 비해 정신병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이나 아시아계 이민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원인과 결과를 보여줄 수 없고, 시간 경과에 따라 사람들을 추적하지 않으며, 일부 그룹의 표본 크기가 작다는 등의 한계가 있다. 또한 이주한 청소년이 정신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커크브라이드 교수는 “우리가 그 그룹을 위해 집중해야 할 것은 그들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고 사회에 통합되도록 도와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고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사회적 기술로 무장하도록 돕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아담 쿠츠 교수는 “핵심 문제는 경제 이민자, 난민, 망명 신청자들의 곤경으로 인해 정신 건강 서비스 등 정부의 일선 서비스가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현지인과 이주민을 포함한 모두를 위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mentalhealth/article?id=10.1371/journal.pmen.000013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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