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자주 칼 대면, 좋지 않아”…기억력 ‘뚝’↓

수술 횟수 늘어남에 따라…기억력 문제해결능력 반응시간 등 점점 더 낮아져

살아가면서 수술을 여러 차례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이 잦으면 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술을 많이 받을수록 기억력, 문제해결능력 등이 점점 더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의대 등 국제 연구팀은 2006~2023년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이용해 40~69세 환자 50만 명을 분석하고 뇌 스캔, 인지검사, 의료기록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년 이후 나이든 사람이 수술을 많이 받을수록 기억력, 작업전환 능력, 문제해결 능력, 반응시간이 점점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시드니대 제니퍼 테일러 박사(의학·보건학부)는 “이번 연구는 자기공명영상(MRI) 등 뇌 영상기술로 여러 차례의 복잡한 수술이 많은 사람의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첫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영국에서 당일 수술부터 심장우회수술까지 각종 수술을 받은 성인 약 50만 명의 데이터를 조사했으며, 조사 대상에서 진단을 위한 시술·신경외과수술을 제외했다. 결국 데이터를 4만6706명에게서 수집헀다. 이들 참가자는 신경퇴화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뇌 MRI와 각종 인지기능 검사를 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 유연성, 문제해결 능력, 그림과 숫자를 기억하는 능력도 수술이 추가될 때마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해마)이 더 작고, 막힌 혈관과 관련된 뇌 손상의 증거가 더 많이 발견됐다.

테일러 박사는 “수술을 한 번 더 받을 때마다 환자의 전반적인 반응 시간이 0.3밀리초씩 느려졌다. 수술 당 인지력 저하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신경 퇴행의 변화와 손실은 여러 번의 수술 뒤 실제로 누적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이 평균적으로 안전하지만, 잦은 수술이 나이든 사람의 뇌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부담)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뇌 건강과 회복을 위해 수술 전후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연구는 신경퇴화의 생물학적 내부 작용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연구팀은 염증이 수술 후 인지기능의 회복이 지연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이것이 어떻게 뇌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between surgical admissions, cognition, and neurodegeneration in older people: a population-based study from the UK Biobank)는 국제학술지 ≪란셋 건강장수(The Lancet Healthy Longevity)≫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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