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유리에 베이는 듯"...라식 후 평생 통증 겪는다는 女, 얼마나 심하길래?

5년 전 라식 수술 후 아직도 심한 통증 지속...치료법 없는 각막 신경통 앓고 있는 여성의 사연

근시였던 한 여성이 라식 수술을 받고 돌이키지 못할 통증으로 삶이 달라졌다는 자신의 사연을 공유했다.  [사진=영국 일간 미러 보도 갈무리]
근시였던 한 여성이 5년 전 라식 수술을 받고 돌이키지 못할 통증으로 삶이 망가졌다는 자신의 사연을 공유했다. 그는 자신의 눈 상태를 충분히 검사하고 수술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36세 에린 오처드는 근시로 매일 안경을 쓰기 불편했고, 콘택트렌즈 사용도 잘 맞지 않아 라식을 결정했다. 다가올 결혼식 날엔 안경을 쓰고 싶지 않은 것도 한 이유였다. 오처드의 엄마가 몇 년 전 라식 수술을 받았고 별탈 없이 지내고 있어 권유에 따라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 2019년 1월 시력교정술 라식을 받았다. 수술 후 48시간이 지나자 극심한 눈 통증과 광환(halos), 빛에 대한 민감함이 생겼다. 첫 추적 진료 때 의사는 이 증상이 정상이며, 잘 회복하고 있으니 며칠 내에 직장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러 차례 수술 의료진에게 상담을 받았지만, 통증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계속해서 통증은 악화됐고,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력해져 외출 조차 불가해졌다. 오처드는 빛에 대한 민감함 때문에 어두운 방에서 지내야 했고, 휴대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1~2분 이상 볼 수 없었다. 오로지 팟캐스트를 듣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라식 후 합병증으로 각막 신경통 진단...유리에 베이듯 날카로운 통증, 치료법 없어

오처드는 매일 매시간 눈이 마치 유리 조각으로 베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날카롭고, 타는 듯하며, 찌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의 5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이 증상은 남아있다. 바람이나 에어컨 같은 작은 자극에도 견딜 수 없이 아팠다. 큰 보호 안경을 착용해 충격을 최소화 했지만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곧 스트레스와 불안의 원인이 됐다.

오처드는 '각막 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장기적으로 통증이 있을 것이며 치료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절망했다. 빛에 대한 민감함은 몇 개월 후에 사라졌지만, 유리에 베이듯 날카로운 통증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오처드는 이 때문에 결혼식을 취소할까 고민했다가 그대로 진행했고, 결혼식 당일 약을 먹어 그나마 통증을 버텼다.

수술 전 그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한 상태였고, 일 경력도 잘 쌓아가고 있었으며 첫 집을 구입하며 가정을 꾸리는 것과 같은 중요한 순간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술 후 삶이 완전 바뀌었다. 남편 리암과 2019년 중후반에 첫 아이를 가지기 위해 준비할 계획을 세웠지만 복용 중이던 약물로 인해 임신도 어려워졌다. 설사 임신하더라도 잘못될 위험이 높았다. 이 약물에 대해 임신은 고위험군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오처드는 라식을 후회하며 눈 시력교정술은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라식 부작용...美FDA "아직 장기적 데이터 부족하다" 

오처드가 겪은 각막 신경통(bilateral post-laser refractive surgery corneal neuralgia)은 라식 수술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이다. 실제로 시력교정술은 기술과 장비의 발전으로 인해 부작용 확률이 줄었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빛 번짐, 안구 건조증 등 기본적인 부작용을 겪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경우에는 0.6~1%의 환자에게 실명에 가까운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전 철저한 사전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미국 FDA는 라식과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에 대해 "특정 합병증들이 일부 환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으며, 현재 수술에 대한 장기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일정 비율의 환자에게는 수술 부작용이 불가피하며, 현재 수술 방법에 대해 장기적으로 연구된 자료는 없다"고 명시돼 있다.

오처드가 받은 라식 수술은 각막을 절개해 플랩을 만든 후 레이저로 교정하는 시술이다. 플랩은 각막의 깊은 층을 접근하기 위해 각막의 표면 즉 각막 상피층을 절개해 일시적으로 만드는 각막의 얇은 덮개다. 플랩을 만든 후, 레이저로 각막의 깊숙한 부분을 교정하여 시력을 조정하게 된다. 플랩을 만든 후, 교정이 완료되면 이 덮개를 다시 원래 자리로 덮어 씌우며, 이때 실밥을 꿰매지 않고 자연적으로 붙도록 놔둔다. 이 과정이 비교적 빠르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 라식의 장점이다.

하지만 플랩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막 신경이 손상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안구 건조증이나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존재한다. 각막 플랩을 만들 때 각막에 분포한 많은 신경이 절단되는데, 이 신경들은 시력뿐 아니라 눈의 감각과 눈물 분비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통증 신호를 보내면서 계속 아프고 광민감성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신경이 절단된 후 정상적으로 재생되지 않으면, 통증이 장기화될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신경이 재생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거나, 통증 신호가 과도하게 전달되는 문제가 생긴다.

오처드의 각막 상태에 대한 사전 절차가 어떠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사람들의 각막은 신경 손상에 더 민감할 수 있다. 특정 개인의 신경계가 수술 후 비정상적으로 반응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의 체질이나 안구 건조증 등 원래 가지고 있던 기저 질환으로 인해 신경 손상 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라식 수술 전 철저한 검사 꼭 필요...각막 얇은데 무작정 했다간 

이에 따라 라식은 각막의 상태가 가장 중요하며, 각막이 라식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각막 두께를 검사해 얇다면 라섹(LASEK) 같은 다른 수술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또한 각막 지형도 검사로 각막의 모양과 표면 상태를 검사해야 한다. 각막이 얼마나 매끄럽고 고르게 되어 있는지 평가하며 각막이 비정상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거나 불규칙하다면 라식 수술이 위험할 수 있다.

라식 수술 후에는 안구 건조증이 흔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미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눈물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 사람은 수술 후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 전에는 안압을 측정하고, 녹내장이나 백내장 같은 다른 눈 관련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력이 얼마나 안정적이며, 수술 후 예상되는 시력 교정 효과를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정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들은 합병증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