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얀센, 리가켐바이오 파이프라인 옵션 행사 가능성↑”
단독 개발 땐 리가켐에 권리행사금 2600억원 지급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리가켐바이오에서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에 대해 단독 개발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19일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신약 후보물질이 ‘반쪽의 성공’을 거두며 병용요법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얀센 역시 병용요법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LCB84의 옵션 행사를 검토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LCB84는 리가켐바이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로 개발한 파이프라인으로, 지난해 12월 얀센에 전 세계 개발 및 상용화 권리가 이전됐다.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원)와 단계별 마일스톤 등 총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최대 17억 달러(약 2조2400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으로, 역대 국내 기업 기술이전 역사상 단일물질로는 최대 규모다.
김 애널리스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약 후보물질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얀센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이이찌산쿄와 공동으로 개발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의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최근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다토포타맙 투여군은 기존의 2차 치료제인 사노피의 ‘탁소텔’ 투여군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또 비소세포폐암의 유형별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며 일관된 데이터를 얻는 데도 실패했다.
다만 해당 파이프라인은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는 유의미한 생존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같은 종류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처방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한 두 약물의 병용요법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을 통해 폐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얀센은 폐암 시장 강자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전략을 참고할 것”이라며 “LCB84는 전임상 단계에서 다토포타맙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잠재력이 관찰된 만큼 얀센이 향후 임상 1상 결과를 확인하며 렉라자와의 병용요법 개발 전략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얀센이 LCB84의 단독 개발 옵션을 행사하면 리가켐바이오는 2600억원의 권리행사금을 지급받게 된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리가켐바이오의 적정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50% 상향한 15만원으로 제시했으며, 업종 내 최선호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