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 뇌에서도 발견...몸에 어떤 영향 미칠까?
호흡 통해 뇌의 후각 신경구까지 침투해
인간의 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독일 베를린자유대와 브라질 상파울루대 공동 연구팀은 “부검을 실시한 성인 15명 중 8명의 뇌의 후각 중추인 후각 신경구(후각 망울)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은 일생 동안 흡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어디에나 떠다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이미 인간의 폐, 장, 간, 혈액, 고환 심지어 정액에서 발견됐지만 신체를 보호하는 혈액-뇌 장벽이 미세 플라스틱 같은 입자가 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고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사망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5건의 정기 부검에서 얻은 뇌 조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망자의 연령은 33세에서 100세(평균 연령 69.5세)까지 다양했다.
그 결과 사망자 15명 중 8명의 뇌 후각 신경구에서 총 16개의 합성 고분자(플라스틱) 입자와 섬유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44%가 가장 흔한 플라스틱 중 하나인 폴리프로필렌이었다.
이 성분은 포장에서 의류 및 가정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품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이는 실내 환경이 흡입 미세 플라스틱이 주요 공급원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미세한 조각들은 어떻게 뇌에 침투하는 것일까. 연구팀은 “뇌 밖에 있는 코 점막이 뇌척수액과 상호 작용해 이 부위에서 발견되는 뼈 구조의 작은 구멍을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후각 신경구로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롱아일랜드 유대인 메디컬센터의 독성학과 교수인 웰스 브램블 박사는 “혈액-뇌 장벽이 없다는 사실은 입자가 뇌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후각 신경구 바로 위에 기억력, 사고력, 운동, 감정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전전두엽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이미 대기 오염으로 인한 블랙 카본(검은 탄소) 입자가 후각 신경구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드물게 치명적인 형태의 뇌염을 유발할 수 있는 작은 아메바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블랙 카본뿐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도 인간의 후각 신경구에 축적된다는 개념을 생기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타이스 마우아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후각 신경구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뇌로 전위될 수 있는 잠재적인 경로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훨씬 더 작은 나노 플라스틱이 더 쉽게 몸에 들어가면 플라스틱 입자의 총 수준이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것은 그러한 입자가 세포에 의해 내면화돼 우리 몸이 기능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세 플라스틱이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잠재적인 신경 독성 영향과 플라스틱으로 인한 광범위한 환경오염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파킨슨병, 근위축측삭경화(루게릭병) 및 기타 질병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맥락에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Microplastics in the Olfactory Bulb of the Human Brain)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