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껍고 살빠져, 장염인가 했는데"...치료법 없는 병 걸린 20대 女, 사연은?
고열과 발진, 장염인 줄 알았는데 성인발병 스틸병 진단
20대에 생각지도 못했던 희귀 질환 진단을 받고 간호사가 되려던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미러에 의하면 독일 퀼른에 사는 소피아 쿠키아라(26)는 처음 메스꺼움과 고열 증상이 나타나고 체중이 감소했을 때 단순한 장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림프절까지 부어 오르는 것을 발견하고는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 피부 발진이 재발하고 계속 열이 나는 증상이 다시 나타난 후에야 다시 병원을 찾아 스틸병(Stills disease)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스틸병은 염증성 관절염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관절에 통증과 손상을 일으킨다.
소피아는 진단을 받기까지 자신의 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좌절감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누구나 겪을 만한 증상인데 본인만 예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진단을 받은 후에는 오히려 기분이 홀가분했다. 몸이 아픈 것이 단지 자신의 상상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 가지 못했다.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소피아는 건강에 집중하기 위해 학업을 그만 두어야 했고, 현재 매일 12알의 약을 먹고 통증 완화 패치를 붙인다. 관절 뿐 아니라 근육에도 통증이 생겼고, 컨디션 때문에 약속을 취소해야 하거나 통증이 극심하거나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날이면 너무 힘이 들지만 그럼에도 소피아는 다시 인생을 즐기며 살겠다고 결심했다. 휠체어 덕분에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고, 콘서트에 가고, 휴일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시간을 쉬어야 하고, 항상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하며, 매일 낮잠을 자야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급성 고열, 연어색 반점, 관절통을 특징으로 하는 성인형 스틸병
성인발병 스틸병은 전신 장기를 침범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전신형의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한 임상 증상을 보인다. 환자의 75%가 16~36세 사이에 발병하며, 연간 10만 명 당 0.16~0.22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39℃ 이상의 고열이다. 열이 날 때는 피부 발진, 심한 근육통, 관절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관절염은 보통 몇 개의 관절에 한해 발생하지만 점차 여러 관절을 침범한다. 가장 흔히 침범하는 관절은 무릎과 손목이다. 말초 림프절 비대 및 염증도 발생하고 비장 비대, 간 비대, 흉막염, 심낭염,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의 85%에게 스틸 반점(Still's rash)이라는 분홍색 반점이 주로 몸통, 상지, 때로 얼굴에 발생하는데 열이 떨어지면 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반점에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때도 있어 약물 발진이나 알레르기로 착각할 수 있다.
성인발병 스틸병의 경과는 지속 기간이 1년 미만이며 완전하게 회복되는 자연치유형, 재발과 관해가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간헐적재발형, 관절염이 일 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진행형 등 크게 세 가지 패턴으로 분류된다.
성인발병 스틸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증상을 보여 감염이나 급성 감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