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세포 림프종, '펫CT'로 정밀 진단 가능
원자력병원 림프종연구팀 확인
혈액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종류인 'B세포 림프종'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기술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향후 이를 활용해 환자의 표적항암제 적용 여부도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4일 원자력병원은 림프종 연구팀(혈액종양내과 강혜진, 핵의학과 임일한·이인기 교수)이 'B세포 림프종 진단용 PET/CT 마이크로도징 임상시험'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검사법은 'CD20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을 투약한 후 PET/CT 영상을 촬영해 CD20 단백질의 체내 분포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CD20 단백질은 항체를 생산하는 면역세포인 B세포의 표면에 있는 물질로, B세포 림프종이 발병하면 체내에서 과다 발현한다. 따라서 체내 'CD20 단백질'의 분포 정도를 확인하면 B세포 림프종을 진단할 수 있다.
다만, 기존엔 포도당 유사체인 'F-18 FDG'을 투약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활용도가 낮았다. 이에 원자력병원 연구진은 신규 의약품(구리-64-Cu-도타-리툭시맙)을 발굴해 기존 'F-18 FDG'를 활용한 검사법과 정확도를 비교 분석했다. 6명의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 결과, 신규 의약품을 사용했을 때 복부, 양측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서혜부) 림프절에 CD20과 결합한 해당 약품이 축적된 모습이 명확하게 확인됐다. 반면, F-18 FDG를 활용했을 땐 이들 부위에서 약품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러한 명확도는 방사성의약품 섭취 정도를 지표화한 섭취계수(SUVmax)로 수치화할 수 있는데, 신규 의약품의 섭취계수는 평균 18.1, 기존 의약품은 평균 5.2 수준으로 측정됐다. 또한, 신규 의약품을 투약한 환자들에게서 이상반응도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연구진은 평가했다.
향후 이번 연구가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면 표적 항암치료제가 필요한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B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많이 사용하는 항암치료제는 '리툭시맙'이다. 이는 CD20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파괴한다. 이 약을 사용했을 때 5년 생존율은 약 58% 수준으로, 절반 이상의 환자가 완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약을 사용하기 위해선 CD20 단백질의 체내 발현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기존에 활용 중인 '림프절 조직검사'는 시행하기에 제한점이 많다. 일단, 절개 수술이나 바늘을 활용해 조직샘플을 채취하기에 환자의 부담이 크다. 또한, 여러 부위에 암이 전이했거나 조직 채취가 어려운 부위에 림프종이 있으면 검사도 어렵다. 따라서, PET/CT를 활용한 신규 검사법이 활용된다면 비침습적으로 전신을 검사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번 연구 논문은 영국핵의학회 학술지인 «뉴클리어 메디슨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문은 다음 링크(https://doi.org/10.1097/MNM.0000000000001889)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