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키트루다 초기 폐암·피부암 임상 중단… “효과 입증못해”
적응증 확대 실패
글로벌 제약사 머크가 자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적응증 확장에 실패했다.
머크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임상 3상에 진입한 프로젝트 2건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키노트-867’과 ‘키노트-630’으로, 각각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국소 진행성 피부 편평 세포 암종에 관한 임상 연구다.
키노트-867은 절제되지 않은 1기 또는 2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를 위해 키트루다와 정위체부 방사선치료(SBRT)를 병용했을 때 효과를 관찰한 연구다. 436명의 환자가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분류됐다. 실험군은 최대 1년간 3주에 한 번 키트루다를 투여하고, 약 2주 동안 3일에 한 번 SBRT 치료를 받았다. 대조군은 키트루다 대신 위약을 투여했다.
연구 결과 키트루다-SBRT 병용 요법은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에 비해 의미 있는 생존율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임상의 주요 유효성 지표였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율(OS)에서 실험군과 대조군 간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실험군에서 사망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부작용이 관찰됐다.
키노트-630은 절제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마친 고위험 국소 진행성 피부 편평 세포 암종 환자에게 보조 요법으로 키트루다를 투약한 연구다. 피부 편평 세포 암종은 표피 바깥에 있는 편평 세포에 종양이 생긴 것으로, 비흑색종 피부암 중 두 번째로 흔한 암종이다.
이 연구에서는 430명의 환자가 최대 1년 동안 6주마다 키트루다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도의 부작용은 없었지만, 주요 유효성 지표인 ‘재발 없는 생존율(RFS)’에서 키트루다 투여군과 위약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독립 임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는 해당 연구를 지속했을 때 이점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
마조리 그린 머크 수석 부사장(종양학 부문 개발 책임자)은 “이번 임상 중단 결정과 상관 없이 최종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 규제 기관이나 의학계와 공유할 것”이라며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암에 대한 머크의 탐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