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4개월 묵은 변" 엘비스 프레슬리 사망 원인...흔해서 더 무섭다

공식 사인은 심장마비…주치의 “만성변비”주장, 부검결과 “장에 4개월 묵은 ‘숙변’ 가득”

엘비스 프레슬리의 공식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였다. 하지만 주치의는 '만성변비'가 사인이라고 주장했다. 부검 결과 장에서 4개월 묵은 '숙변'이 발견됐다. 어쨌든 만성변비가 그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골치아픈 이 병을 치료하는 데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사진 왼쪽=엘비스프레슬리 공식 유튜브 / 오른쪽=게티이미지뱅크]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1977년 8월 17일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식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였으나, 그의 주치의는 진짜 사인은 만성변비라고 주장했다. 사망 전 4개월 동안 엘비스가 대변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검 결과, 4개월 정도 묵은 것으로 보이는 변이 장에서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의 확실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4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그의 죽음은 변비, 특히 만성변비를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변비는 혈압을 쑥 올려 심장마비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최근 호주 모나시대 연구 결과를 보면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와 뇌졸중, 심부전증에 걸릴 위험이나 약 2배 더 높다. 또 고혈압 환자 중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은 변비가 없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약 3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바이오뱅크 등록자 약 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일본에서 일반인 남녀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3일에 한 번 대변을 보는 사람은 하루에 한 번 이상 대변을 보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으로 숨질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병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60세 이상 약 54만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변비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같은 연령대 환자에 비해 고혈압,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과 외래진료소의 약 9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덴마크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변비가 어떻게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을까? 전문가 그룹에 의하면 만성변비를 앓으면 대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게 마련이다. 이로 인해 호흡이 힘들어지고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노인 10명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대변을 보기 직전에 혈압이 높았고, 대변을 보는 중에도 혈압이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혈압 상승은 이후 한 시간 동안 지속됐다. 젊은 일본인에게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나이든 사람은 동맥경화와 노화 현상으로 혈관이 딱딱해진다. 따라서 고혈압은 긴장 후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젊은 사람은 혈관이 탄력적이기 때문에 혈압이 빠르게 정상을 되찾지만 노인은 다르다. 혈압이 올라가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

수축기혈압(혈압 수치의 최고치)이 ‘영구적으로’ 20mmHg 높아지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배로 증가한다. 대변을 볼 때 힘을 주면 수축기혈압이 ‘일시적으로’ 최대 70mmHg 높아지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배변 시 혈압 상승은 일시적이지만, 만성변비가 있으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부쩍 높아질 수 있다. 만성변비 환자는 소화, 심박수, 호흡 등 신체기능을 조절하는 미주신경의 기능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기능 장애는 심박수 이상과 도피-투쟁 반응의 과도한 활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결국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비 환자의 장내 박테리아 불균형은 미생물과 기타 물질이 장의 장벽을 통해 혈류로 누출돼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염증을 일으키고, 동맥을 딱딱하게 만들어 심장마비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변비와 심장병 사이에는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비와 심장병의 근간이 되는 공통된 유전적 요인이 발견됐다.

변비를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쏟아야 할까? 변비는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의 약 19%에 영향을 미친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장 건강의 악화로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만성변비를 관리하기 위해선 섭취하는 음식에 변화(특히 식이섬유 섭취 증가)를 주고 신체활동을 늘리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장 기능을 개선하면 심장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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