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이전한 보로노이, ‘연타석 안타’ 기대감
신한투자증권 “미국 VC와 중화권 등에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
미국 비상장 제약사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한 신약 개발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증권가 예측이 나왔다.
보로노이는 미국 ‘앤비아 테라퓨틱스(Anvia Therapeutics)’에 자사 파이프라인 ‘VRN04’를 인수할 수 있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보로노이는 앤비아의 보통주 250만 주와 VRN04의 최종 후보물질 도출에 필요한 자금을 추가 지원받게 된다. 앤비아는 해당 파이프라인을 인수할 수 있는 독점적 선택권을 갖게 됐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로노이가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글로벌 약물 설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27일 전망했다. 앤비아는 총 관리자산이 약 145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최대 헬스케어 전문 VC(투자 캐피털) ‘디어필드’가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엄 연구위원은 “(이번 계약은) 보로노이의 약물설계 능력을 글로벌 VC로부터 인정받은 첫 사례”라며 “추가 파이프라인에 대한 옵션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VRN04는 세포의 사멸과 염증을 조절하는 주요 인자 ‘RIPK1’을 억제하는 저해제다.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많은 제약사가 같은 계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형 VC가 보로노이의 기술을 도입한 것은 연쇄적인 기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엄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엄 연구위원은 “현재 동일 계열 약물이 임상 단계까지 진입한 애브비, 사노피, 일라이 릴리 등이 있음에도 디어필드가 VRN04를 채택한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앞선 2020년 보로노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07’을 미국 바이오텍 ‘오릭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VRN07은 최근 임상 1b상에서 비소세포폐암이 뇌까지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완전관해가 확인되는 등 임상적으로 유효한 결과를 증명했다.
현재 보로노이는 VRN07의 중화권 판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파이프라인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에 따라 중화권에 대규모 기술수출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엄 연구위원은 “현재 중화권 기업과의 기술이전 협의가 실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로노이 측은 연내 기술이전에 대한 목표가 확고해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