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면역항암제 등 3개 후보물질, 제2 렉라자로 만들 것”
조욱제 사장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지속해 추가 성과 내겠다"
"이번 허가는 국내 제약회사로서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이런 롤모델을 보여드린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직접 한 건 아니지만, 존슨앤드존슨이 임상개발 전략을 짜고, 여러 전문가와 소통하고,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것들을 옆에서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이 경험들이 제2, 제3 렉라자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열홍 유한양행 사장은 23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간담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렉라자 병용요법을 승인한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유한양행 렉라자(미국 상품명 LAZCLUZE)와 J&J(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FDA에서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산 항암제가 FDA 허가를 받은 건 처음이다.
간담회에서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속해 빠르게 추가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제2, 제3 렉라자의 후보로 면역항암제 ‘YH32367’,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고셔병치료제 ‘YH35995’ 등 3가지 물질을 꼽았다.
YH32367은 암유전자로 불리는 HER2(사람 상피세포증식인자 수용체2형)와 세포 표면 단백질인4-1BB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다. 간독성을 약화하면서도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반응을 낼 수 있는 약물로 개발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임상 1/2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는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면역체계에서 생성되는 IgE(면역글로불린E)를 줄이고, 자가항체를 저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임상 1상에서 대조군인 알레르기치료제 ‘오말리주맙’에 비해 IgE가 더 떨어지는 효과를 보였다.
YH35995는 유전적 돌연변이에 따라 특정 효소가 결핍되면서 나타나는 고셔병 치료제다. 임상 결과 기존 치료제에 비해 희귀한 유형의 고셔병 환자군에서도 효과를 나타냈다. 이제 막 임상을 시작했지만, 굉장히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세웅 중앙연구소 부사장은 "현재 임상 파이프라인을 8개 갖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추가적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12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계속 활발하게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미 R&BD(사업화 연계 연구개발) 부사장은 "글로벌 공동개발을 통해 현재까지 4조7000억원 규모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신약후보 물질 가운데 16개를 도입하고, 공동연구도 21건을 수행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 함께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유한양행은 그간 오픈이노베이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이번 성과는 유한양행 뿐 아니라 J&J, 오스코텍, 국내 의료진 등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제2, 제3의 렉라자를 만들어 내고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