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5년 뒤 시총 30조원 달성 목표”
10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유럽 허가 시작으로 매출 발생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제약 회사 중 하나다. 2030년에는 시가총액 3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박소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 발표자로 나서 이같은 비전을 공유했다. 박 회장이 직접 기업설명회에 나선 것은 202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박 회장은 “최근 당사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투즈뉴’가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품목 허가 승인 권고’를 받으며 연내 정식 허가 획득이 유력해진 상황”이라며 “정식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는 2025년을 매출 시현과 그룹 성장의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가격 경쟁력이 열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적정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항체의약품을 독자 개발해 기술이전한다는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과정의 리스크가 적고 일정 수준의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수월해 그룹 전체 주 매출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투즈뉴 외에도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바스포다’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티스파뉴’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바스포다는 650명 규모 임상 3상을 마쳤고, 티스파뉴는 현재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항상 지적되는 것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 문제다. 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가가 낮고, 허가 시기에 따라 점유율이 극명하게 갈리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투즈뉴가 진입할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시장에는 이미 암젠, 화이자, 비아트리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진출해있다. 현실적으로 후발주자가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다수의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유리하다고 본다”며 “자체 생산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를 보유한 당사는 압도적인 생산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월에 유럽에서 최종 허가 획득 후 내년 첫 출시를 예상하고 있고, 내년에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투즈뉴가 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덧붙였다.
췌장암 겨냥한 자체 신약, 표적항암제 시장 선도할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자체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전체 췌장암 환자의 80% 이상에서 발현되는 ‘췌관선암 과발현인자(PAUF)’를 표적으로 삼는 항체 신약 ‘PBP 1510(울레인스타맙)’이다.
박 회장은 “사전 연구를 통해 PAUF 수치가 높은 췌장암 환자의 예후가 더 안좋다는 것을 확인했고, 비임상에서 종양 억제 효과 등을 확인했다”며 “현재 스페인을 시작으로 미국, 호주, 싱가포르에서 1/2a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울레인스타맙은 기존 췌장암 화학항암요법에 사용되는 ‘젬시타빈’과의 병용요법을 전제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PAUF가 면역작용을 교란해 암세포가 항암제를 피해가도록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를 공격하는 울레인스타맙이 화학항암제와 병용 투여 때 효과적일 것이라는 설계다.
실제로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스페인 연구진에 따르면 울레인스타맙 단독 투여군과 젬시타빈 병용 투여군 모두에서 병변 성장이 억제되거나 성장이 중단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박 회장은 “통상 임상 1상 시험이 투약 안전성과 독성을 확인하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효과가 확인된 것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최초의 유방암 표적항암제인 허셉틴의 전례를 근거로 울레인스타맙이 거대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셉틴 개발 전 유방암은 절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화학항암요법, 호르몬 요법 등이 주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HER2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은 허셉틴이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커버하자, 유방암 표적항암제 개발이 활성화되며 출시 6년만에 관련 시장 규모가 4조2500원으로 약 10배 성장했다.
현재 마땅한 표적치료제가 없는 췌장암 시장에서 울레인스타맙은 허셉틴과 유사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울레인스타맙이 표적으로 삼는 PAUF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80% 이상과 연관이 있다”며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글로벌 기술이전 규모를 합해 약 10조원 정도의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