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가 항문 테러?"...대변 본 후 나뭇잎으로 닦았다가, 무슨 일?

중국 병원, 임상사례리포트(Clinical Case Reports) 기고 내용...70대 농부, 야외에서 대변 보고 나뭇잎으로 뒷처리 후 진드기에 물린 사례

중국의 한 남성이 시골에서 '큰 일'을 본 후 나뭇잎으로 뒷처리 했다가 봉변을 당한 사례가 보고됐다. [진드기 사진=리수이 인민병원이 보고한 '임상사례리포트(Clinical Case Reports)'  영상 캡처/ 오른쪽 나뭇잎= 이해를 돕기 위함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한 남성이 시골에서 '큰 일'을 본 후 나뭇잎으로 뒷처리 했다가 '진드기 테러'를 당한 사례가 보고됐다.

중국 난징 리수이 인민병원 의료진이 최근 '임상사례리포트(Clinical Case Reports)'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농촌에서 살고 있는 농부 72세의 남성은 야외에서 대변을 본 후 나뭇잎으로 항문을 닦았다. 이후 엉덩이 부위가 계속 아팠다. 5일간 지속된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방문했다. 의료진이 그의 항문 주위를 살핀 결과, 항문 주변 피부에 진드기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남성의 혈액, 소변, 대변 샘플을 포함한 실험실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으며, 다른 피부 병변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동물과의 접촉이나 최근 여행 경력이 없다고 보고한 가운데, 풀잎으로 항문을 닦은 것이 화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풀잎에 있던 진드기가 항문으로 옮겨간 것이다.

의료진은 정밀한 핀셋을 사용해 진드기를 제거했다. 짙은 갈색의 날개 없는 이 진드기는 네 쌍의 가느다란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진드기는 남성의 엉덩이 피부를 기어다니고 있었고, 제거된 직후에도 살아 있었다. 의료진은 그에게 국소 연고를 하루 2회 3일간 바르라는 처방을 내렸다. 2주동안 계속 치료를 받은 후에야 그의 증상은 완전히 나아졌다.

의료진은 “진드기 매개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미국에서는 매개 질병 환자의 약 80%가 진드기에 의한 것"이라며 "진드기와 접촉한 후에 치료하지 않거나 상태가 지연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드기로 인해 병에 걸릴 확률 낮지만, 심한 경우에는 치명적 질병 옮길 수 있어 

진드기는 새와 포유류,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작은 거미류 생물이다. 주로 풀밭이나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발견되며 3월~ 10월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국내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진드기 매개 감염병 매개체인 참진드기와 털진드기는 각각 8월과 10월 초에 개체 수가 급증해 11월까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진드기 물림은 보통 통증이 심하지 않지만 빨갛게 부어오르는 혹을 만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붓기, 가려움, 물집, 멍 등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진드기는 라임병, 진드기 매개 뇌염, 크리미안-콩고 출혈열(CCHF)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옮길 수 있다.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해당 시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가 피부에 남아있다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렸을 가능성이 있고, 분홍색 또는 붉은 발진, 38도 이상의 체온, 두통이나 관절통과 같은 독감 유사 증상, 림프절이 부어오른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드기 물림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야외에서 걷는 동안 가능한 한 피부를 노출 시키지 말아야 한다. 가급적 바지를 양말 안으로 넣어 입도록 한다. 바지 속으로 기어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진드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밝은 색상의 옷을 입도록 한다. 옷과 피부에 곤충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진드기에 물린 경우, 피부에 붙어있는 진드기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도 관건이다. 만약 야외 풀숲 등에 갈 일이 있다면 미세한 핀셋이나 진드기 제거 도구를 가지고 다니도록 한다. 이 도구는 일부 약국, 동물병원, 애완동물 가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진드기를 피부에서 발견했다면 도구를 사용해 진드기의 머리 부분을 피부에 가깝게 잡고 천천히 위로 당겨 진드기를 떼어낸다.

이때 진드기를 죽이겠다고 몸통을 짜거나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진드기가 몸에 붙어 있을 때 압력을 가하거나 으깨지면 진드기 내부에 있는 병원체(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더욱 쉽게 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채로 제거한 진드기는 몸에서 떼어낸 후 적절히 처리하도록 한다. 다만,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있는 것을 확인했다면 억지로 제거하는 것보다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더 좋다.

귀가 후에는 바로 옷을 털고 샤워하면서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만약 물렸다면 해당 부위는 소독제나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진드기 물림으로 인해 병에 걸릴 확률은 낮지만, 발진이 나타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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