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많이 흘릴 때 '이런 술' 마셨다간...변비와 설사로 고생?

도수 15% 넘으면 ‘위 운동성’ 약해지고, 땀 흘려 탈수 겪으면 변비 생기거나 악화

만약 술을 마신다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약한 술이 무더위엔 더 낫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15% 넘으면 위의 운동성을 떨어뜨린다. 여름철에 시원한 생맥주 한 잔으로 갈증과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요즘엔 300ml 생맥주를 파는 술집도 있다. 술을 강권하는 건 옳지 않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술(알코올)은 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소화기관(위장관)에도 큰 영향을 끼쳐 변비 설사 복통 경련 등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술을 적당히 마신 뒤에도 배변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탈수 증상이 생기면 알코올은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호르몬(바소프레신)을 분비하지 못한다. 바소프레신 성분이 적어지면 소변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몸 안의 수분이 평소보다 더 많이 빠져나가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웹엠디(WebMD)'가 인용한 미국 국립의료원(NIH) 의학정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15% 이상인 술은 위의 운동성을 떨어뜨린다. 이런 술을 마시면 음식이 위를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져, 음식의 박테리아 분해가 시작된다. 그 때문에 가스가 생겨 포만감과 복부 불편감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변비가 더 심해지거나 없던 변비도 생길 수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술의 알코올 도수는 다양하다. 맥주는 4~6%가 일반적이나, 최근엔 이보다 더 낮은 저알코올 맥주도 꽤 많이 나와 있다. 와인은 8~15%, 소주는 14.5~21%, 독주(진 데킬라 보드카 등)는 40% 안팎이 많다. 알코올의 도수는 술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요즘 같은 무더위에 변비 등 뒤탈이 두렵다면,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는 것도 썩 나쁘지 않다.

음주 후엔 변비뿐만 아니라 설사로도 고생할 수 있다. 설사는 과음을 일삼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하지만 어쩌다가 과음해도 설사가 생길 수 있다. 몸 안의 체액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대장 내부의 수축이 빨라지면 설사를 일으킨다. 장에 체액이 너무 많아지면 알코올은 장에서 수분을 내보내도록 유도한다. 온갖 것들이 씻겨 나간다. 대장 내부의 수축이 빨라지면 몸 안 찌꺼기를 밀어낸다. 과음은 설사를 부를 수 있다. 설사를 하면 물, 국물 등으로 수분을 곧바로 보충해줘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무더위엔 특히 그렇다. 또한 설사가 멎을 때까지 알코올이나 카페인을 멀리해야 한다.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환자는 다른 사람만큼 술을 많이 마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알코올은 이런 사람에게 설사, 복통 및 경련, 출혈(대변에 피가 섞여 나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알코올은 대변의 색깔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변이 빨간색, 파란색으로 보인다면 알코올이 원인일 수 있다. 선홍색 대변은 소화관 하부에 피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치질이거나 장의 다른 부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대변의 색깔이 걱정된다면, 특히 최근에 먹거나 마신 음식과 관련이 없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