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6개월 지나면…‘짧고 격렬한 운동’이 더 좋다?
고강도인터벌운동(HIIT) 12주 했더니…중간 강도의 운동에 비해 ‘심폐체력’ 2배 껑충
뇌졸중을 일으킨 뒤 6개월이 지났다면 중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보다는, 높은 강도의 운동을 짧고 격렬하게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은 뇌졸중을 일으킨 지 6개월~5년 지난 사람 82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수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뇌졸중 생존자에게 적용된 높은 강도의 짧고 강렬한 운동은 고강도인터벌운동(HIIT)이다. 이 운동은 1분 간격의 고강도 운동 10회와 1분 간격의 저강도 운동 9회 등 총 19분으로 이뤄졌다. 이에 비해 중간 강도의 운동은 20~30분간 같은 강도로 꾸준히 운동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강도인터벌운동을 한 사람은 중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에 비해 심폐체력(유산소 체력, 최대 운동 때 소비되는 산소량)이 약 2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상시험 초기에 이들의 보행지구력(6분 동안 걷는 거리)은 355m였으나, 12주 후 8m가 증가했고 8주 동안의 추적관찰 뒤엔 18m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케빈 몬시온 박사(물리치료)는 “뇌경색, 뇌출혈 등 뇌졸중을 겪은 사람도 전문가 도움을 받으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고강도인터벌운동으로 건강을 더 빨리 개선하고 회복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82명(40~80세, 남성이 약 61%)을 두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약 1.8년 전(평균)에 뇌졸중으로 비교적 가벼운 장애를 겪었다. 연구팀은 한 그룹(실험군)에는 주 3일씩 고강도인터벌운동을, 다른 그룹(대조군)에는 주 3일씩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게 했다.
참가자는 뇌졸중 생존자들이 고강도로 운동할 수 있는 기구, 즉 적응형 리컴번트 스텝퍼(Recumbent Stepper)를 이용했다. 리컴번트는 ‘누워 타는 자전거’라는 뜻이다. 임상시험 중 피로감, 숨가쁨, 근육통, 경련, 어지러움 등 부작용을 호소한 참가자는 없었다. 이 연구의 한계는 참가자가 신체적으로 심장병 위험이 낮은 뇌졸중 생존자라는 점이다. 참가자 자격 요건에는 지팡이나 보행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10m를 걸을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됐다.
미국심장협회의 심장병 및 뇌졸중 통계(2021년 기준)에 따르면 매년 세계에서 약 744만명이 뇌졸중으로 숨진다. 국내에선 매년 10만 명 이상이 뇌졸중을 일으킨다. 질병관리청의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2011~2021)’를 보면 2021년 뇌졸중 발생 환자는 10만8950명이었다. 10년 전에 비해 9.5% 늘어난 수치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아다 탕 교수(재활의학과)는 "러닝머신에서 충분히 빨리 걷거나 오래 걸을 수 없는 사람도 적응형 리컴번트 스텝퍼를 이용해 고강도인터벌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 효율적인 고강도인터벌운동 프로그램을 조사한 최초의 무작위 시험"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신체기능에 더 심한 장애가 있고 심장병 위험이 있는 뇌졸중 생존자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Cardiorespiratory Fitness Benefits of 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After Strok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는 미국심장협회 산하 미국뇌졸중협회 저널인 ≪뇌졸중(Strok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