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세까지 산다, 안 아프게?"... '이렇게' 했더니 건강 장수 가능
생쥐 모델서 심장·대사기능 개선해주는 ‘건강 장수’ 세포 찾았다
오래 살고 싶지만, 말년에 병약해지는 걸 바라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 130세까지 살면서도 끝까지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생쥐실험에서 찾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네티컷대 의대 연구팀은 생쥐가 태어난 지 20개월(사람의 60세에 해당) 된 때부터 죽을 때까지 매달 생쥐의 건강상태, 악력(쥐는 힘), 보행 속도 등 각종 지표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다. 한 그룹(실험군)의 생쥐에게는 ‘염증이 심한 세포’를 없애는 치료 서비스를 매월 제공했다. 또다른 그룹(대조군)의 생쥐에게는 이런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p21)를 활발하게 발현하는 세포를 ‘염증이 심한 세포’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증이 심한 세포를 없애는 치료를 매월 받은 생쥐의 최대 수명이 43개월(사람의 약 130세에 해당)까지 늘어났으며, 다른 생쥐의 평균 수명도 9%(약 79일)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 치료를 받아 수명이 늘어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생존했다. 이는 생쥐 모델에서 심장·대사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세포를 발견한 덕분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밍 쉬 조교수(유전학 및 게놈과학, 노년학)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놀라운 것은 염증 치료를 받은 생쥐가 더 오래 살 뿐만 아니라, 염증 치료를 받지 않은 같은 나이의 생쥐보다 훨씬 더 빨리 걷고 더 강한 힘으로 물건을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나이가 듦에 따라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악력이 약해지는 것은 전반적인 병약 및 허약 증상의 악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염증 치료를 받은 생쥐는 사망 당시 나이가 많았는데도 말년의 신체 기능과 전반적인 건강이 대조군 생쥐보다 더 좋았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쥐는 힘과 걷는 속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21세기 들어 인간의 수명은 많이 길어졌지만, 대부분의 노인은 인생의 마지막 약 10년 동안 심각한 건강 악화를 겪는다. 암, 당뇨병, 심혈관병 등 만성병이 시작되고 병약해질 확률이 높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건강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어느 누구도 길어진 수명의 마지막 몇 년을 병약한 상태로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생쥐, 건강, 수명에 관한 대부분의 실험은 18개월 또는 24개월이라는 특정 종료 시점을 정하고, 그 특정 종료 시점에서 치료의 효과를 평가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노년기에 접어든 생쥐가 죽을 때까지 매월 각종 지표를 계속 측정했다. 쉬 조교수는 "이번 발견은 노화 분야의 핵심 목표인 생쥐의 수명 자체를 연장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매우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진시황이 그토록 바랐던 ‘불로장생’의 제한적 모델을 생쥐에서 발견한 셈이다.
연구팀은 이 생쥐실험 결과를 사람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이 치료법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면 말년의 8~10년을 훨씬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번 연구에는 텍사스대, 시더스-사이나이 병원, 잭슨 유전체 의학연구소, 네브래스카대 메디칼센터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Continuous intermittent clearance of p21-highly-expressing cells extends lifespan and confers sustained benefits to health and physical function)는 국제학술지 ≪셀 신진대사(Cell Metabolism)≫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