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 잡는 항암제 20년만 등장...사망 위험 절반 '뚝'

美FDA, 세르비에 개발 IDH1/2 이중억제제 '보라니고' 허가

미국 FD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악성 뇌종양 치료를 위한 항암 신약이 20년 만에 등장했다. '보라니고(성분명 보라시데닙)'는 글로벌 제약사 세르비에가 개발한 IDH1/2 이중억제제 계열 약물로, 뇌종양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신경교종(희소돌기교종 또는 성상세포종 포함)을 타깃한 치료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르비에의 보라니고를 12세 이상 성인 및 소아에 저등급 신경교종 치료를 위한 약물로 시판허가를 결정했다. 적응증에 따르면 저등급 신경교종 중에서도 IDH1 또는 IDH2 변이에 취약한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신경교종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 뇌종양으로, 거의 모든(2등급 미만성 신경교종) 성인 환자에서 IDH1이나 IDH2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이들 환자를 위한 치료법은 모두 정식 승인이 아닌 오프라벨(다른 용도로 허가된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

보라니고는 세르비에가 2021년 전문개발사 아지오스 파마(Agios Pharma)의 종양학 사업부를 20억 달러에 인수하며 확보한 약물이다. 세르비에는 이미 IDH 억제제 파이프라인으로 '팁소보(IDH1 억제제)'와 '이디파(IDH2 억제제)'를 보유하고 있어, 신경교종 치료제 시장 점유에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승인으로 미국 시장에서만 연간 최대 매출이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르비에는 "IDH 변이가 확인된 뇌종양에 전신 약물 치료제로는 최초 승인"이라며 "지금껏 의료진은 치료 옵션이 부족해 팁소보나 이디파를 오프라벨로 사용해왔지만, 두 약 모두 뇌종양 치료에는 정식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라니고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도록 설계돼 뇌종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INDIGO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주요 결과를 보면, 재발성 2등급 IDH 돌연변이 신경교종 환자의 종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가짜약) 대비 61%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또한 추가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위험도 74%까지 줄였다. 이 환자들은 이전에 수술 외에는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었다.

현재 세르비에는 보라니고 단독요법 외에도 재발 및 진행성 IDH1 돌연변이 신경교종 환자를 대상으로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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