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 인물' 정약용의 뇌기능 살리는 비법
[이성주의 건강편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경기 하남시와 광주시, 남양주시, 양평군이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1792년 오늘(8월 5일) 두물머리 북쪽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의 인물’ 정약용이 태어났습니다. 영조의 미움을 받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숨진 지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였습니다.
차(茶)를 사랑했고 차처럼 그윽한 인품을 가졌던 다산(茶山) 정약용은 윤치호의 표현을 빌면 '조선이 배출한, 아니 박해한 위대한 학자'입니다. 열린 가슴으로 학문의 경계를 두지 않았고, 관리로서 임무를 충실히 이행해 정조의 총애를 받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다산은 규장각의 천재 학자였고 앞길이 훤한 관리였습니다. 정조가 전해 준 서양기술 소개서 《기기도설》을 읽고 원리를 응용해 거중기를 고안, 한강 배다리 건설과 자신이 설계한 화성 축조에 활용했습니다. 다산은 암행어사로서도 활약했는데 경기도 관찰사 서용보의 비리를 왕에게 보고했고, 호가호위하며 천방지축 날뛰던 그의 집안 사람을 처벌했습니다. 정순왕후의 신임이 두터웠던 서용보는 대사헌, 영의정에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합니다. 권력자의 미움을 받은 다산은 빛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다산은 처가의 영향을 받아 성호 이익의 학문을 접했고, 천주교와 닿았습니다. 서양 문물과 천주교는 그의 눈을 밝혔지만, 한편으로는 삶을 옭아매는 차꼬가 됐습니다. 1791년 조선 최초의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해박해 때 충청도 서산 해미에 유배됐다가 11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다산은 이때 천주교와 멀어졌지만, 10년 뒤 정조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노론이 집권해서 어떻게든 옭아매려고 하자, 탄압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18년 동안 경상도 장기(지금의 포항)를 거쳐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때 보통 사람은 베껴 쓰는 데에만 10년은 족히 걸릴 500여 권의 저술을 남깁니다.
다산 같은 현자가 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조선이 나락으로 빠지지 않았을 텐데, 조선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위당 정인보는 나중에 “조선의 역사를 알려면 다산 정약용을 알아야 한다”고 하며 다산을 어둠에서 꺼냈지만, 노론계에 속하는 사람들은 그를 끝까지 외면했습니다. 윤치호가 1937년 일기에서 “요즘에도 노론계에 속하는 인사들은 다산이 남인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의 책을 읽지도, 사지도 않는다”고 개탄할 정도였습니다. 요즘 정치를 보면 지금도 그런 일에서 거의 벗어난 것 같지 않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은 다산은 지식인의 근검과 겸허를 강조했습니다. 학문에 있어서도 “공부해 쌓은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지만 공부해 나갔던 자세만큼은 머리가 아닌 몸에 새겨진다”며 사람의 한계를 바탕한 공부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뇌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메모의 중요성을 갈파했습니다. 다산은 둔필승총(鈍筆勝聰), 즉 ‘무딘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며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지식과 지혜의 바탕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저도 메모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눈빛과 머리 회전이 다름을 확연히 느낍니다. 메모는 일의 능률도 올리고, 뇌 인지별
기능을 향상시키며 치매도 예방합니다.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정민 교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서 발췌한, 다산의 메모 기법을 소개합니다. 여러분은 메모 습관, 잘 지키고 계시겠죠? 혹시라도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메모 습관 들이는 것은 어떨까요, 뇌 건강을 위해서라도···.
○늘 고민하고 곁에 필기도구를 놔둔 채 깨달음이 있으면 반드시 기록하라.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어 부지런히 메모하라. 메모는 생각의 실마리다. 메모가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록하라.
○책을 읽을 때에는 왜 읽는지 주견을 먼저 세운 뒤 읽고, 눈으로만 읽지 말고 손으로 읽어라. 부지런히 초록하고 기록해야 생각이 튼실해지고 주견이 확립된다. 그때그때 적어두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당시에는 요긴하다 싶었는데 찾을 수가 없게 된다.
○평소 관심이 있는 사물이나 일에 대해 세세히 관찰해 기록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라.
○메모 중에서 쭉정이는 솎아내고 알맹이를 추려 계통별로 분류하라. 그리고 현실에 응용하라. 속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정리한 지식체계와 연관시켜라.
록그룹 토토의 드러머 제프 포카로는 ‘록의 시대’에 보즈 스캑스, 스틸리 댄,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 마이클 잭슨 등의 앨범에 세션 뮤지션으로도 참여한 음악가였습니다. 1992년 오늘은 안타깝게도 제프가 캘리포니아의 집에서 제초작업을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날입니다. 제프 포카로를 기리며 그의 드럼 솜씨가 빛나는, 토토의 ‘Hold the Line’ 연주실황 준비했습니다.
정약용 선생님에 대한 모든것을 새롮게 알게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