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고 킁킁 대고" 반려견이 암 알아차려... '이 암' 4기 진단 받은 男, 무슨 일?

평소와 다른 반려견의 행동…4기 두경부암 진단 받은 남성의 사연. 후각 발달한 개 흑색종, 대장암,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 암 감지할 수 있어

반려견 덕분에 암 치료를 받고 살 수 있게 된 남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7월 27일 세계 두경부암의 날을 맞아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두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왼쪽 =두경부암 수술을 받은 후 모습 / 오른쪽=현재 완치 후 한쪽 안구 적출로 인공눈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 아래=그의 암을 알아차린 반려견.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반려견 덕분에 암 치료를 받고 살 수 있게 된 남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수술 후 현재 완치 판정을 받은 이 남성은 지난 7월 27일 세계 두경부암의 날을 맞아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두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워릭에 사는 마크 앨런(65)은 2017년 11월 코에 생긴 암을 제거하기 위해 10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종양은 그의 오른쪽 얼굴 대부분에 퍼진 상태였고 결국 그는 골반뼈로 광대뼈를 재건하고 턱에 티타늄판을 넣는 큰 수술을 받았다. 암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와(눈구멍)를 제거하고 목 오른쪽의 림프절과 침샘도 제거했다.

앞서 2016년 앨런은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 중 하나인 제시가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제시는 자꾸 킁킁대고 그를 쿡쿡 찌르고, 발로 긁고, 다리에 매달리는 등 곁에서 전에 하지 않던 행동을 했다. 당시에는 별 일 아니라 생각했지만, 이후 병원을 찾고 나서야 제시의 행동이 민감한 후각 때문이었음을 알았다.

그는 몸에 나타나는 증상을 1년 가까이 무시하다 2017년 10월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다. 오른쪽 콧구멍에 폴립이 생긴 걸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기가 어렵고 컨디션도 악화되고 있었다. 당시 진료를 한 이비인후과 의사는 한쪽에만 폴립이 생긴 것이 이상하다며 뭔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순간 앨런은 제시가 했던 이상한 행동이 떠올랐다.

그는 “개가 암과 심장병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며 “폴립 제거 후 한 달쯤 지나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제시의 행동으로 미루어 암일 거라 짐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두경부암 4기 진단을 받았으며, 치료가 더 늦어졌다면 몇 주 이내에 사망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수술 후 몇 주간의 회복 기간을 거치며 집중적인 방사선 치료까지 받은 그는 체중이 20kg 넘게 빠졌고, 머리 한쪽의 머리카락과 미각을 잃었다. 반려견 제시는 2019년 그의 곁을 떠났다.

개는 어떻게 암을 감지할 수 있을까?

개가 사람에게서 흑색종, 대장암, 폐암, 난소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 여러 유형의 암을 감지할 수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예로, 2013년 한 75세 남성이 키우던 개가 귀 뒤 쪽에 생긴 병변을 지속적으로 핥아 병원을 찾은 후 악성 흑색종을 진단 받았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년 동안 훈련 받은 개 두 마리가 연구진이 제시한 여러 개의 소변 샘플에서 45~73%의 정확도로 폐암을 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도쿄의 일본의과대학 연구진이 실시한 연구에서는 소변에서 유방암의 징후를 감지하도록 훈련된 개가 200명의 소변 샘플에서 100%의 정확도로 유방암을 감지했다고 보고했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에 따르면, 다른 많은 질병과 마찬가지로 암도 사람의 신체와 신체 분비물에 특정한 흔적이나 냄새를 남긴다. 암세포로 인해 만들어지는 이러한 특징적인 냄새를 개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라는 물질에서 감지할 수 있다. 만약 개에게 이러한 냄새 신호를 감지하는 훈련을 시키면 사람들에게 그 존재를 알릴 수 있다.

두경부암, 조기 진단하면 생존율 80~90%로 높아져

두경부 암은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한 모든 종류의 악성종양을 말한다. 발생한 위치에 따라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 갑상선암, 비부비동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두경부암 발생 확률이 높다. 담배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흡연 시 발암물질을 포함한 연기가 구강에서 시작해 인두와 후두를 통해 폐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때 노출되는 부위는 모두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흡연과 음주를 동반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은 4배 이상 증가하며, 치료 결과도 매우 나쁘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또한 많은 두경부암 발병과 연관되어 있다.

두경부암은 어떤 부위에 종양이 생기는지에 따라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먼저 구강암의 경우 구내염과 다르게 궤양이 호전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고 입안에 단단한 종괴를 형성한다. 귀 밑이나 목 윗부분에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후두암의 경우에는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목소리 변화가 심해지고, 목구멍에 이물감이 느껴진다. 목 주위로 구슬 같은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인두암은 음식물을 삼킬 때 통증이 느껴지며,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목 주변으로 단단한 혹이 만져진다. 침샘암은 귀 주위나 턱 아래 만져지는 혹, 그리고 암이 진행되면 얼굴의 통증과 안면 마비가 나타난다.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로 나눌 수 있다. 삼킴이나 발성 등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지, 주변 장기에 침범했는지 등 개개인에 맞추어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두경부암의 5년 생존율이 50%지만 1~2기처럼 조기에 진단하면 생존율이 80~90%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두경부에 통증이나 이물감, 종괴가 느껴질 때는 진료를 받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평소 금연과 금주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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