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몸 발작" 10대女...의사는 '틱톡 따라 한것'이라 무시, 실제 '이 병?'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특정 증상...틱장애·강박 등 나타나

건강하던 10대 소녀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갑자기 욕설을 하는 등 틱장애, 발작 증상을 겪은 사연이 공개됐다. 소녀가 앓는 증상은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자가면역 신경정신장애인 '판다스(PANDAS)'라고 한다. [사진=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Kennedy news and Media]
건강하던 10대 소녀가 갑자기 틱장애와 발작 증상을 겪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걷기조차 어렵고, 욕설을 하는 등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 의사는 틱톡을 너무 많이 봐서 따라한 것이라며 실제 원인을 무시했다. 사실상 세균 감염에 의한 자가면역질환 증상이었음에도 의사가 SNS 탓으로 돌려 가족의 공분을 산 사연, 무슨 일일까?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헬렌 휴이슨은 약 3년전 딸 제시카(15)의 틱 증상을 발견했다. 12살이던 제시카가 갑자기 욕을 하거나 사과를 하는 등 언어적 틱 증상을 보였다. 증상 발생 약 한 달이 지나자 빈도는 더욱 늘어났다.

발작도 시작됐다. 스스로 몸을 제어하지 못해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헬렌은 “팔다리와 목이 이상하게 움직이더라”며 “제시카한테 왜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냐고 물었는데 ‘어쩔 수 없다’라고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제시카는 호랑이마냥 뛰어다니다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는 등 몸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이런 비간질성 발작 증세는 하루에 최대 120번 정도 나타났다. 비간질성 발작은 정신질환 등 이유로 발생하는 것으로 뇌의 전기장애 이상으로 나타나는 간질성 발작과는 다르다.

결국 헬렌은 제시카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의사로부터 더 큰 충격을 받았다. 헬렌은 “제시카가 불안감이 심하거나, 틱톡을 너무 많이 보는 등 온라인에서 본 장면을 따라하는 것이라고 말하더라”며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던 아이가 걷거나 말을 하는 것조차 못하게 됐는데 병원에서 단순 불안, SNS 탓을 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제시카는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소아 자가면역 신경정신장애인 ‘판다스(PANDAS)’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처음 증상이 나타나기 5개월 전쯤 제시카는 편도선염에 걸렸었는데 이게 판다스라는 병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판다스 진단 뒤 제시카는 NHS 소아과에 입원했다. 치료법은 제한적이지만 면역학자,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서 면역글로불린을 이용한 치료를 받고 있다. 면역체계가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막는 치료법이다. 헬렌은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어디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몰랐었다“며 해당 병의 인식을 높이는 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판다스,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해 특정 증상을 갖게되는 아이들의 상태를 통칭하는 개념

제시카가 앓는 판다스란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해 특정 증상을 갖게되는 아이들의 상태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환자는 제시카처럼 틱장애나 도박적 행동 등 증상을 보인다. 강박 장애, ADHD, 수면 장애 등 증상도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된다.

원인은 A군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해 뇌에 생긴 염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균에 감염되면 몸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우리 몸은 이에 맞서기 위해 항체를 만든다. 이때 항체가 과잉반응하면 뇌를 공격하는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 뇌신경이 손상된다. 면역체계가 뇌세포를 공격헤 뇌에 염증을 유발해 판다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영국 자선단체인 PANS PANDAS UK에서는 축농증(부비동염), 중이염, 성홍열 등으로 연쇄상구균에 감염된 후 판다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연쇄상구균에 의한 인후두염 겪은 청소년...틱장애 35%, 강박장애 51% 높아

연쇄상구균에 의한 인후‧후두염도 관련 증상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7년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인 《JAMA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발표된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에 따르면 인후염 원인이 연쇄상구균인 청소년은 틱장애, 강박신경증 등을 보이는 판다스증후군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덴마크 국가건강서비스등록에 등록된 18세 환자 106만 명의 17년간 추적 데이터와 정신질환등록센터 자료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쇄상구균 감염 검사에서 양성 진단을 받은 그룹은 일반 그룹에 비해 정신행동장애 진단받은 비율이 18% 더 높았다. 틱장애는 35%, 강박장애는 51%나 더 높았다.

치료는 약물‧인지행동치료 등이 병행된다. 약물치료에는 제시카가 현재 받는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해 항염증, 면역조절 효과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도 진행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로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해왔던 강박 행동을 줄이거나 하지 않는 연습 등이 진행된다. 아이의 행동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보호자 교육 등도 필요하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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