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입은 거지?" 하반신 마비된 선수...걸으며 올림픽 성화 봉송했다

프랑스 완더크래프트가 개발한 세계최초 자율균형 보행 슈트, 걷지 못하는 보행장애인들에게 이동성과 독립성 제공...하반신 마비 선수가 걸으며 성화 전달하는 모습 화제 돼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성화 봉송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된 36세 케빈 피에트는 성화 봉송 마지막 구간에 다다르면서 해당 지역에서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웃으며 성화를 전달했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캡처]
20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7월 26일(현지시각) 개막되는 가운데 올림픽 성화 봉송의 한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3월 16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시작된 성화 봉송 중 지난 6월 23일 프랑스 파리 북서쪽 포이시에 나타난 한 장애 선수가 로봇 외골격 슈트(robotic exoskeleton)를 입고 성화를 든채 걷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면서다. 주인공은 11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프랑스 장애 테니스 선수 케빈 피에트(36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성화 봉송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된 피에트는 성화 봉송 마지막 구간에 다다르면서 해당 지역에서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웃으며 성화를 전달했다. 그가 기적처럼 걷고 있는 모습을 찍어 한 X(옛 트위터) 사용자(@Brink_Thinker)가 게시했고, 주요 소셜 미디어에 퍼져나가면서 세계 많은 이들로부터 영감을 준 영상이라고 감동과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람들은 "그가 저렇게 행복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정말 기쁘다. 축복된 기술이다", "놀라운 기술이 좋은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 슈트가 더 얇고 가벼워진다면 상상 이상의 일이 일어날 것 같다", "감동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그의 봉송 장면은 올림픽을 대표하는 모습이며,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서로에 대해 배우며, 모든 종류의 승리를 함께 나누는 것이라는 뜻을 되새기는 사람도 있었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피에트에 대해 "11년 전 하반신 마비로 만든 사고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그를 '스포츠에 대한 헌신의 상징'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 운동선수로서 테니스에 복귀했고, 로봇 보행 장치 개발 기업의 외골격 슈트 '파일럿(시연자)'이 됐다"고 전했다.

피에트는 장애인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며 휠체어를 타고 여러 대회에 출전해왔지만 이번에는 자격을 얻지 못해 파리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않는다.

프랑스 완더크래프트 개발한 자율균형 보행 슈트...보행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독립 이동 가능케해

케빈 피에트가 착용한 로봇 외골격 슈트의 이름은 'Atalante X(아틀란트X)'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공식적으로 공개된 이 로봇 슈트는 완더크래프트(Wandercraft)라는 프랑스 회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세계 최초의 자율 균형 보행 외골격 장치다. 아틀란트X는 환자가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다방향으로 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재활 병원과 클리닉에서 사용되고 있다.

슈트는 배터리로 구동된다. 몸의 외골격을 감싼 장치가 다리를 지지해주면서 앉고, 서고, 걸어다니고, 계단을 오르고, 낯선 지형을 탐색하는데도 용이하다. 착용자가 걷거나 서고 싶을 때 등 센서가 이를 감지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돕는다. 손에 들고 있는 컨트롤러로 방향과 속도도 변경할 수 있다.

아틀란트 X의 첫 번째 시연자인 피에트는 '사이바슬론Cybathlon)'에 참가해 장애인이 보조 기술을 사용해 일상 활동을 수행하는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사이바슬론(Cybathlon)에 참가한 장애 운동선수들은 로봇 외골격, 로봇 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전기 자극 자전거 등의 장비를 사용해 경쟁한다. 사이바클론은 첨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장애인들의 독립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기획된 국제 대회로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에서 주최하며, 2016년에 처음 개최됐다.

완더크래프트에 따르면, 실제 휠체어 사용자가 자율 균형 개인용 외골격을 착용하고 올림픽 성화 봉송을 한것은 세계 최초의 사례다. 회사는 이 장치가 "보조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며, "개인의 일상적인 사용을 위한 최초의 자율 안정화 보행 슈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걸을 수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동성을 회복해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의 의지를 증진하고 건강 및 웰빙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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