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간 매번 달라?…90분 이상 차이나면 '이 병' 위험

수면시간 1시간30분 이상 차이 나면, 당뇨병 위험 59%나 '쑥'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당뇨병 위험이 최대 59%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침실에 불을 아예 켜놓고 자거나 잠자리 조명이 너무 밝으면 좋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일 수면시간이 들쭉날쭉 크게 차이가 나면 제2형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영국 맨체스터대 의대 등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밤 수면시간이 가장 불규칙적인 사람은 가장 규칙적인 사람에 비해 제2형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59%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바이오뱅크 등록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참가자를 평균 7.5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시나 키아네르시 박사(수면 및 생체주기 장애)는 “잠자는 총 수면시간이 매일 일정하지 않고 너무 불규칙적이면, 일주기 리듬이 많이 흩트러진다. 포도당 대사가 방해받고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지며, 이는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불규칙한 수면과 당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사용해 8만4421명(평균 나이 62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는 수면 시간의 측정을 위해 2013~2015년 중 어느 시점에 가속도계를 일주일 동안 착용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데이터를 사용해 당뇨병과 관련 있는 유전적 위험 변이로 다원성 위험 점수를 계산했다.

수면시간 불규칙일주기 리듬 파괴→포도당 대사 방해 및 인슐린 민감성 저하→당뇨병”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시간의 편차가 평균 31~45분인 사람은 편차가 30분 이하인 사람(편차가가장 작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면시간 편차가 91분 이상으로 가장 큰 사람은 당뇨병 위험이 59%나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시간 반 이상 더 잤다가 덜 자는 등 총 수면시간이 불규칙하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수면과 비만 또는 제2형당뇨병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쌍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수면시간이 불규칙하면, 특히 잠을 더 많이 자는 사람과 당뇨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 점수가 낮은 사람의 당뇨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연구팀은 “비만, 동반질환, 생활습관 등 요인을 감안한 결과, 규칙한 수면이 당뇨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더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Between Accelerometer-Measured Irregular Sleep Duration and Type 2 Diabetes Risk: A Prospective Cohort Study in the UK Biobank)는 미국당뇨병협회가 발행하는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렸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수면시간, 수면의 질, 수면장애는 당뇨병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텍사스대 의대 수다 탈라바훌라 박사(신경과, 수면의학)는 "수면장애는 호르몬 경로를 변화시킨다. 수면 중에는 모든 호르몬 기능을 포괄하는 경로인 내분비 축 전체가 주기적으로 변화를 겪는다”고 말했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다. 예컨대 인슐린, 스테로이드 등 수면 중 활동이 적어 불필요한 호르몬 수치는 일반적으로 낮아진다. 아침에는 활동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다. 수면장애를 겪으면 포도당과 지방의 이용률이 뚝 떨어질 수 있다.

올빼미형 인간, 아침형 인간에 비해 당뇨병 위험 높아”…침실 조명, 밝으면 좋지 않아

또한 미국내과학회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하버드대 의대 연구 결과(2023년 9월)에 따르면 '올빼미 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에 비해 제2형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지 또는 늦게 일어나는지는 개인의 생체시계를 설명하는 일주기 리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침실 조명 밝기(조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침실에 불을 켜놓고 자거나, 조명이 너무 밝으면 좋지 않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버지니아대 보건대학원 베카 앤 크루코스키 교수(보건학)는 “이 연구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이 제2형당뇨병 예방에 중요함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규칙적인 수면과 꾸준한 운동 등 신체활동,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포함한 건강한 일상의 유지가 전반적인 건강과 제2형당뇨병 예방에 기여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당뇨병 전 단계(당뇨병 전증)는 제2형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경고 신호다. 미국, 영국에선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받고 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혈관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3억 8천만 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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