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걸린 한쪽 눈, 도려내"...20개월 아이에게 생긴 새로운 눈의 정체는?

희귀 암 포상연부육종에 걸린 아이...눈 제거 후 새로운 인공 눈 제작해 사용 중인 사연

눈에 희귀 암이 생겨 한쪽 눈을 도려내야 했던 20개월 된 아이에게 새로운 인공 눈이 생긴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더선 보도 갈무리]

눈에 희귀 암이 생겨 한쪽 눈을 도려내야 했던 20개월 된 아이에게 새로운 인공 눈이 만들어진 사연이 전해졌다. 이 인공 눈은 영국의 1파운드 동전보다 약간 큰 크기로, 아동의 나이에 맞춰 마취 없이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더선 최근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에 사는 누알라 머홀랜드의 부모 36세 메간 머홀랜드와 39세 리차드 머홀랜드는 2023년 딸의 눈이 빨갛게 변해있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처음에는 눈의 투명한 표면 아래에 있는 작은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결막하 출혈이라고 생각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알라의 눈은 조금씩 부풀기 시작했다. 이내 메간은 딸을 병원으로 데려갔고, 며칠 후 암 진단을 받았다. 겨우 10개월된 아이에게 내려진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포상연부육종 (Alveolar soft part sarcoma)였다. 응급실에 데려갔을 때 암일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MRI 결과가 종양으로 판명됐을 때 부모의 충격은 컸다.

이 암에는 화학요법이 효과가 없고, 유일한 치료 방법은 눈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방사선 요법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아직 누알라가 아기이기 때문에 평생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방사선 요법은 눈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안와가 다른 쪽과 균형이 맞지 않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간은 “방사선 요법과 눈 제거 중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마취가 필요없는 방법으로...파인 한쪽 눈에 꼭 맞는 아이의 인공 눈이 만들어지다 

누알라는 결국 눈을 제거했고 올해 1월에 암조직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모든게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누알라의 한쪽 눈이 파인채로 남아 있었다. 인공 눈을 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의료진은 누알라의 나이에 맞춰 인공 눈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누알라의 수술 담당 의사인 알더 헤이 병원의 소아 안과 전문의 안쿠르 라지 박사는 에인트리 대학교 병원의 인공 눈 팀과 협력해 아이를 위한 맞춤 인공 눈을 만들었다. 전통적인 방법보다 덜 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한 눈이었다.

일반적으로 인공 눈이 필요한 환자는 안구 모양에 따라 왁스 몰드를 넣고 떼어내 이를 다시 실리콘 몰드로 만드는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하루종일 앉아있고 마취가 필요한 상황에서 아직 1세에 불과한 아이에게는 이 과정이 견디기 어렵다.

안쿠르 박사팀은 일련의 MRI와 CT 스캔 사진을 사용해 누알라의 얼굴을 재구성했다. MRI와 CT 이미지는 인공 눈의 형태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 누알라의 사진을 통해 다른 눈의 위치와 일치시켰고, 아이 피부색을 입히는 과정이 진행됐다. 덕분에 누알라는 몰드 작업을 위해 마취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메간은 “딸은 이미 15번 정도 마취를 받았다. 인공 눈을 만드면서 마취 없이 진행할 수 있어 안도했다"고 말했다.

누알라는 이렇게 완성된 인공 눈을 지난 6월에 처음 착용했다. 다만, 하루 몇 시간 동안만 인공 눈을 착용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장시간 착용 가능한 버전과 색상 맞춤 작업이 추가로 진행 중이다. 오는 8월에는 다른 적합 검사가 예정돼 있다.

희귀한 육종인 포상연부육종 주로 젊은 여성의 하지에 발생...아이의 안와에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에인트리 대학교 병원의 재건 과학자이자 전문 악안면 인공 눈 제작자인 타란 말호트라 박사는 “누알라를 위한 인공 눈 제작은 독특한 경험이었다”며 “미래에는 골격에 안와 임플란트를 삽입해 고정력을 높임으로써 접착제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누알라가 성장함에 따라 눈 크기에 맞는 더 큰 인공 눈도 제작할 예정이다.

누알라는 인공 눈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이제 걷는 법을 배우고 어린이 집에 다니고 있다. 메간은 처음 딸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지만, 이제 사람들로부터 '아이 눈이 왜 그러는지'에 대한 질문도 환영할 만큼 편안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포상연부육종은 1952년 Christopherson et al에 의해 처음 명명된 기원을 알 수 없 는 악성 연부조직종양이다. 가장 희귀한 육종 유형 중 하나로, 신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팔과 다리에 영향을 미친다. 누알라의 사례처럼 안와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적으로 포상 연부 육종은 15~35세의 젊은 연령층에서 나타나며, 여자가 남자에 비해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걸리면 이후 폐와 뇌로 전이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수년 경과 후 지연성 전이 병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사선 치료 및 항암 치료에서도 큰 효과가 없으며 예후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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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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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4-07-26 09:53:21

      안타깝습니다.무무 무탈하게 무럭무럭 자라렴 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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