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英할머니, 여행 중 스쿠터 타다 혼수상태...영국으로 못 돌아가, 무슨 일?
노인 낙상사고는 사망으로 이어지기도...울퉁불퉁한 길에서 전동스쿠터 특히 조심
영국의 70대 할머니가 튀르키예(터키) 여행 중 전동스쿠터에서 떨어진 뒤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가족들은 그를 영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린다 베이트슨(72)은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가족 휴가를 보내던 중 전동스쿠터 낙상 사고를 당했다. 3시간 거리에 위치한 터키의 한 병원에 이송된 그는 허리 골절을 비롯 폐에 염증이 생기고 곰팡이 감염이 이뤄진 상태임을 확인했다.
린다는 급히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그의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사고 후 린다는 환각을 보거나 호흡곤란 등 증세가 겪었고, 진정제 투여 후 의학적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됐다.
영국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보험 문제로 멈칫...개인 의료 항공편이 약 8000만원
가족들은 린다를 영국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보험 문제로 튀르키예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린다가 가입한 여행자 보험 회사에서 건강 상태 기재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의료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린다의 손녀 엘리샤 톰슨(24)은 “할머니의 여행자 보험이 의료비를 보상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할머니의 고혈압 상태를 제대로 적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비를 우리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며 “우리의 책임이 있다면 이미 면책조항에 서명한 것이기에 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터키에서 영국으로 돌아가는 개인 의료 항공편은 4만5000파운드(약 8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어 “할머니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후 3주 정도 지난 현재도 린다는 튀르키예 한 병원에 입원 중이며, 린다의 가족들은 그를 데려오기 위한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보행 돕는 전동스쿠터...골밀도‧기저질환 있는 노인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전동스쿠터는 보행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자칫하면 린다처럼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걷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는 전동스쿠터에서 떨어지면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70대 이상 노인들은 뼈의 강도가 약해 넘어지면 뼈가 부러질 위험이 높다. 골밀도가 낮으면서 체중까지 많이 나가는 노인이라면 부상 정도는 더 크다.
골절 정도가 심하면 통증뿐 아니라 골절 부위가 변형되거나 신경이 손상될 수도 있다. 골절로 인해 근육과 관절까지 약화하면 린다처럼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혈전, 염증 등 위험도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은 면역력이 약해 폐렴 등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노인 낙상사고는 사망으로 이어지기도...울퉁불퉁한 길에서 전동스쿠터 특히 조심
노인들의 낙상사고는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라고 다르지 않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행한 ‘한국인의 안전 보고서 2021’에 따르면 낙상으로 인한 65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 중 63.4%를 차지했다. 이 중 75세 이상 낙상 환자 수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전동스쿠터 구매 지원이 늘면서 이용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5년간(2022년 기준) 3만3317건에 이른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가 있으며, 현재 이용자 수는 수만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동스쿠터는 폭이 좁고 가벼워 작은 충격에도 쉽게 뒤집힌다. 울퉁불퉁하거나 도로폭이 좁은 곳에서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도 흔하다. 교통수단이 아닌 의료기기 목적으로 스쿠터를 탄다면 가급적 매끄럽게 다져진 인도 위주로 타는 게 안전하다.